2024년 02월 11일 일요일
퇴직 후 1년 동안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작년 연말 이후 이런 생각들이 간간히 들었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글로 정리해 본다.
우선 직장이라는 소속과 타이틀이 사라졌다. 지난 1년간 나의 직업을 밝혀야 할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무직이라고 답변하는 것이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50 초반에 무직 상태가 되면 남들 앞에서 창피하거나 자존감이 떨어질까 하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막상 닥치니 그 문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들을 벗어 버림으로써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경제적으로는 퇴직 시 예상에 비하여 수입이 현저히 적었고 회사 연봉에도 턱없이 미달하였다. 그러나 투자라는 일이 나의 새로운 직업이 되었고 나름 틀도 잡히고 자신감도 생긴 상황이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당장 1년의 손실은 마중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다음으로 가정에서의 변화이며 가장 감사하고 의미 있는 부분이다. 아내와의 관계는 물론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유대감과 친밀감 그리고 신뢰도가 높아졌으며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들을 많이 채워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하루하루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건강측면에서의 변화도 가장 큰 부분 중의 하나이다. 작년 상반기에 산책을 꾸준히 하면서 정신적인 건강을 많이 챙겼다면 하반기 이후에는 복싱을 통해 정신과 신체를 강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 마주했던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복싱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과거의 인연을 다시 찾아 연결할 수 있었고 다양한 직업의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형성되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내가 먼저 다가서서 대화를 시작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가끔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생겼고 복싱장에서도 그렇다. 복싱장의 경우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스스럼없이 어울려 지내고 있어 다양한 삶을 접할 기회가 주워진다. 최근에는 복싱장에서 한 친구로부터 점심을 같이 하자고 제안을 받은 적도 있는데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끝이 없는 여정이지만 예전의 내 모습과 비교하여 인격적인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인격적 성장은 내 삶에 있어 가장 큰 과제이며 가정의 행복은 물론 아이들을 바르게 양육하고 훈육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나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아는 것과 실행은 분명히 다른 것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무너졌던 자존감이 많이 회복되었다. 퇴직이라는 결정과 실행을 나 스스로 할 수 있었고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새로운 직업을 찾고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으며 내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하여 꾸준히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부분이 있겠지만 현재 떠오르는 것들만 정리해 봐도 퇴직으로 인해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얻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1년이 시작되었고 올 한 해가 지나고 동일한 주제로 새로운 글을 썼을 때 더욱 긍정적인 내용들로 채워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