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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Feb 24. 2024

좋은 사람

2024년 2월 24일 토요일

어제는 큰 아이와 자존감에 대하여 긴 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작년 봄에도 아이와 자존감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글로도 남겼었다. 이후에도 수차례 이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은 기억이 있다.


아이에게는 나의 의견보다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나오는 내용들에 마음이 더 끌리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자존감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대화의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나 이 부분은 아이의 인생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기에 늘 최선을 다해 아이의 생각을 읽고 동시에 내 의견을 전하려 한다.


아이는 ‘나를 사랑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무엇이 진정 나를 사랑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자고 했다. 나는 그 답으로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말하는 좋은 사람이란 구체적으로 좋은 자녀, 좋은 형제, 좋은 친구, 좋은 이웃 등을 의미한다.


즉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고 어떤 형태로든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온유한 마음과 이 세상에 보탬이 되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학벌, 직업, 외모, 재산, 사람들의 평가 등에 기반한 자존감은 그 상대성과 상황성으로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지향하고 노력해 나가는 자세는 절대로 무너질 수 없는 자존감의 기반이 되어준다고 믿는다.


물론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가치관의 변화와 인격의 성장이 요구되고 특정 부분에 있어서는 뼈를 깎는 고통과 노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스스로 독립적이어야 하며 무엇인가를 나눌 수 있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서두를 필요도 없고 서두른다고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 무엇을 지향하느냐 즉 인생의 물길을 잡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어떤 일이든 어려움이 따른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더라도 훌훌 털고 일어나 계속 걸어가는 것이다. 지향점을 향해 꾸준히 노력해 나아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변화가 서서히 일어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 어느 지점에서 스스로 그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려면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 현재 학생의 신분이니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그 꿈에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더해진다면 그 노력이 더욱 보람되리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결국 나에게 큰 기쁨과 보람 그리고 자신의 삶에 그 무엇보다도 큰 가치를 더하기에 결국 자신에게 큰 선물이 된다.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대화가 마무리되고 아이는 웃으며 속는 셈 치고 한번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고민하고 노력해 나간다면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으로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부족한 점이 많고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이와 함께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마태복음 22:36-39 선생님 율법 중에서 어느 계명이 크니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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