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주근깨 하나와 사마르칸트를 맞바꾸리라

하페즈의 서정시 제3편

by 작은 나무
Registan_square_Samarkand.jpg 중앙아시아의 고도(古都) 사마르칸트

시라즈의 그 튀르크인이

내 마음을 손에 받아준다면

그녀의 주근깨 하나와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를 맞바꾸리라.


아이야, 와인을 남김없이 부어라!

낙원에 아무리 가본들

로크나바드의 물가와 모살라의 꽃길은

구할 길이 없으니.


슬퍼라! 염치없는 저 집시들이

달콤한 소란을 피우며

전리품을 노획하는 도적단처럼

우리들의 마음을 훔쳐갔네.


임의 아름다움 앞에 우리의 불완전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본디 고운 얼굴에 바른 화장과 연지,

찍은 점과 그은 눈썹처럼.


졸레이하(Zoleykha)는 사랑에 빠져

순결의 베일을 찢으리라고

나날이 빛나던 요셉의 미모로부터

나는 깨달았다.


그대가 경멸의 말을 내뱉을 때

나는 기도하리라!

쓰라린 대답은 루비 같은 입술을

더욱 달콤하게 하니.


영혼아, 조언을 들어라!

행복을 좇는 청년들은

늙은 현자의 훈계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니.


음악과 와인을 이야기하고

세월의 비밀을 묻지 말아라!

그 수수께끼를 지혜로써 답한 자는

여태껏 없었고 없을 테니.


시를 읊었더냐, 진주를 꿰었더냐?

하페즈야, 기꺼이 노래하거라!

밤하늘도 그대의 시를 위해

플레이아데스를 바치고 있으니.



페르시아어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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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페즈(1325년~1390년)에 관해서는 제1편에 덧붙인 설명을 참고 바랍니다.


이 시는 하페즈의 대표작인 동시에, 반드시 해설이 필요합니다.


바로 첫 행의 선언부터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연인의 주근깨를 위해 사마르칸트(Samarqand)와 부하라(Bukhara)를 포기하겠다니,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그러나 오늘날 우즈베키스탄에 위치한 이 두 도시는 14세기 당시 서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답고 번영하던 곳이었습니다. 하페즈의 고향 시라즈는 일개 지방도시에 불과했고요.


즉, 하페즈는 그가 알고 있는 가장 찬란한 도시보다 연인의 얼굴에 박힌 검은 점 하나가 더 아름답다고 단언합니다.


그는 고향 시라즈의 명승지, 즉 로크나바드의 물가와 모살라의 꽃길을 말합니다. 고향은 사마르칸트뿐만 아니라 신이 약속한 낙원보다도 아름답습니다. 낙원에는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술이 흐른다고 이슬람의 경전은 전하지만, 하페즈는 인간이기에 살아 숨쉬는 사람과 함께 이 세상의 술에 취하기를 택합니다.


하페즈는 계속하여 사랑을 읊습니다. 어느새 시의 소재는 창세기의 요셉(Joseph)으로 넘어갑니다. 노예의 신분으로 팔려온 요셉과 눈을 마주친 순간, 이집트의 파라오를 섬기는 귀부인 졸레이하(Zoleykha)는 광적인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귀부인과 노예, 가장 고귀한 이와 가장 미천한 이의 만남이지만 사랑에는 귀천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졸레이하는 오늘날까지 중동의 여인들이 흔히 쓰는 순결의 베일을 찢고 맙니다.


하페즈의 작품 중 상당수는 자화자찬으로 끝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페르시아 서정시의 규칙에 따라 마지막 행은 시인의 이름을 언급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페즈는 임금의 사례를 바라며 시를 낭송하고 있는 만큼, 그 정도의 자만은 용서할 수 있지 않을까요. '플레이아데스'는 삼성(參星),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성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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