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로우(1253~1325년), 서정시 2번
거룩하신 창조주 하느님께
십만 번 감사를 드렸다!
아담을 빚으신 그 흙으로써
너라는 기적을 만드셨으니.
네가 내뱉는 말들이 쓰라리지만
멀리서 너를 보기만 해도
네 입에서 나오는 게 독(毒)일지언정
너와 있는 순간이 해독제이니.
내 마음의 꽃망울이 만개하는 날
네 장밋빛 얼굴이 앞에 없다면
꽃꿀 대신 선혈이 넘쳐나올까?
외로울 때는 화원도 감옥 같으니.
내가 네 집 앞의 흙먼지가 되어버려도
나는 슬프지 않다—
나라는 먼지를 바람이 날려버리면
그제서야 나는 슬플 것이니.
사람들의 마음을 포획하는 너에게
나 따위 사냥감은 변변찮아도
간간히 안장 위에 자리를 비워놓고
이따금 나를 사냥해줘라.
네 화살에 내 심장이 터지더라도
네가 뜨개질하듯 내 동맥을 잡아
피의 온기를 느끼며 꿰매준다면
내 가슴은 다시 뛰게 될 테니.
사랑이 생명수의 샘이라지만
어디선가 잘못되고 말았는지
지푸라기처럼 작은 나에게
너는 마치 바다와 같았다.
나 후스라우의 한숨이 시(詩) 한 편이 되어
네 마음에 불꽃이 되기를 바랬지만
네 가슴은 마치 대리석 같아
불이 붙을 수가 없으니…….
이 시의 형식은 가잘(غزل ghazal), 즉 서정시다. 가잘 시의 형식적 특징은 서정시 1110번 글에 나온다.
호스로우의 제 2번 서정시는 중세 가잘의 통상적 주제나 형식, 표현법에서 크게 벗어나는 점이 없다. 역시나 초점은 절대적인 짝사랑, 이루어질 수 없지만 빠져나갈 수도 없는 그런 짝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