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그냥 회식인 줄 알았지….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조금 추웠지만 3월이면 봄이라고 하자. 슬슬 풀리는 날씨에 회식을 가기로 했다. 어디로 갈지는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 계획을 짜오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나는 그저 TV에서 보여준 것 처럼 일반 회식을 생각하고 고기 먹고 술 먹고 노래방…이라는 나름 무난하다 생각했던 루트를 짰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들이를 가는 것이었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게임을 해서 서열을 정하고 민속촌에서 서열 별로 복장을 입고 다니자(신입은 여기서 손이 떨려왔다….), 롯데월드를 가자, 리움 미술관을 가자, 주임님 집들이를 가자(!) 등등 여러 의견들이 나오니 생각보다 쉽게 결정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8/1의 확률에 걸기로 했다. 그리고 바베큐를 먹으러 갔다.
다 같이 근처 시장에서 장을 보고 바베큐 장소로 출발했다.
바람이 상당해, 봉지가 도망가지 않게 잡는 것도 관건이었다.
영광스러운 첫 점의 주인공은 나였다. 신입사원의 특혜였다. 숯으로 갓구운 소고기가 아주 입에서 살살 녹았다.
그 뒤로 쏟아지는 육지와 바다의 하모니에 아주 정신을 못 차려 눈을 뒤집은 채 흡입을 했다.
이제야 언급하지만, 우리 주임님은 셰프 출신이셨다. 그래서 요리를 아주 잘하신다. 이건 파를 구워 먹는 요리인 칼솟과 곁들여 먹는 소스라고 하셨다. 상큼 달달한 게 구운 파랑 같이 먹으면 입에서 아주 녹아내린다.
이건 자몽이 들어간 샐러드였다. 고기를 먹다 샐러드로 상큼하게 입가심을 할 수 있었다. 너무 당연하게도 이것 역시 맛이 기가 막혔다.
배가 불러 소화를 위해 약간의 산책을 하다가 바베큐장 건물 뒤에 염소를 발견했다. 상추를 건네니 아주 잘 먹더라….
후식으로 라면과 과일까지 먹은 뒤에 먹부림 나들이를 마무리했다. 정리는 공정하게 가위바위보로 정했다. (그리고 내가 걸렸다.) 가끔 이렇게 코에 바람 쐬며 함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