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적 헌 신

by 흰샘

헌신적 헌 신


소가죽이라 했다 더 이전엔 저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던 무소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번도 소 울음 소리 같은 것은 내지 않았으므로 나는 너의 근본따위는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떠난 후에 비로소 알아차리는 사랑처럼 너를 버리는 지금에야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가장 낮은 곳 거기서 더 낮은 곳에 처하고도 불평하지 않고 다투지 않았으니 너의 덕도 上善에 속할 것이다* 빗속을 걸을 때 너는 나보다 늘 먼저 젖었고 눈길을 걸을땐 내 마음보다 더 조심스러웠다 그런 너의 일생을 獻身的 헌 신이라 할까 헌 신적 獻身이라 할까 헌 신짝처럼 너를 버리면서 이따위 말장난이나 하면서 詩 한 편이 완성되었다고 뿌듯해하느니.


*노자의 上善若水를 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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