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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샘 Dec 31. 2022

잘 가게, 올해여 올해의 나여

그림자와 짝했다는 옛사람 흉내를 내느라

거울 앞에 서 본다

거울 속에서 나를 뚫어보는 사내를

나도 꼼꼼히 들여다본다


한 해 동안 흰머리가 많이 늘고 주름도 깊어졌군

그래도 이 정도면 아직 괜찮은 것 아닌가

그럭저럭 한 해 잘 지냈네


내년 오늘 이 자리에 다시 서면

백발은 성글어지고 주름은 더 깊어지겠지만

그럭저럭 한 해 잘 지냈다고 

또 그렇게 인사 나누세

잘 가게, 올해여 올해의 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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