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 이어져
부슬부슬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거실 창에서 원천천을 내려다보니
몇몇 러닝을 뛰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잠깐 사이 '비 오는데 뭘 뛰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니지. 이런 날뛰기 더 좋지'라는 생각에
마음을 바꾸고 운동 준비를 마칩니다.
조금씩 내리는 비가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싸이 흠뻑쇼에 가서
일부러 물을 맞기도 하는데
'뭐 이 정도쯤이야' 하는 생각을 가지니
뛰려는 마음이 훨씬 가벼웠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바람은 시원합니다.
조금씩 내리는 비라 옷은 많이 젖지 않았지만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그런데 기분은 좋습니다.
무언가에 흠뻑 젖어본 기억이
언제인지 모릅니다.
학교 다닐 때
한참 사춘기 멋이라고 해야 하나
비를 일부러 맞기도 하고
친구들과 비를 맞으며 웃고 떠들며
그것이 청춘인 양
아무렇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첫 직장에 친구들과 산에 다니면서
예기치 못한 비로
산행하면서 흠뻑 맞았던 추억도 있습니다.
결혼 전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이별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비를 맞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 이후, 일부러 비를 맞아본 적은 없습니다.
요즘엔 비도 환경문제로
산성비라 맞으면 탈모가 생긴다며
비를 맞지 말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비를 맞는 사람들이 더러 보였지만
지금은 거의 볼 수 없습니다.
그런 문제를 떠나
뭔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맞고
흠뻑 젖는다는 건 기분이 색다릅니다.
전날 싸이 흠뻑쇼에서
인공적으로 뿌리는 물을 맞고
예전 비를 맞고 좋았던 기분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흠뻑쇼에 열광하는 이유도
싸이의 음악과 분위기, 열기도 좋지만
하늘에서 내리는 물을 맞는 기분 또한
한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싸이 흠뻑쇼뿐만 아니라
유명 아이돌들이 출연한 여름 워터밤 축제는
여름을 대표하는
젊은이들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젊은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그 열정에 함께하고 싶었나 봅니다.
아침 마라톤을 15킬로미터 뛰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었습니다.
지난주 휴가 기간으로 운동을 제대로 못해
일상 루틴으로 돌아가기 위한 워밍업이나 할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마라톤이
평소보다 5킬로미터를 더 뛰고
15킬로미터를 뛰고 마무리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어떤 경험은 또 다른 경험을 불러옵니다.
전날 물에 흠뻑 젖은 경험이 없었다면,
비 오는 아침 굳이 뛰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을 것이고,
싸이의 흠뻑쇼가 아니었다면
비를 맞고 흠뻑 젖은 기분을
다시 느끼지 못했겠지요.
싫든 좋든 경험은 경험으로 남습니다.
어제의 경험으로 땀으로 흠뻑 젖은 느낌도
비에 젖은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음에
이런 경험이 나의 삶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