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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가을날의 휴일(텃밭 일상)

by 말상믿


모처럼 청명한 하늘에 기분이 좋아진다.

파란 하늘에 흰 뭉게구름.

서서히 움직이는 뭉게구름이

다양한 그림을 수놓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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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주일 내내 날이 흐리고 비가 내려

하늘은 하늘인지 회색빛 도시 경계 어디쯤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날씨는 더없이 좋고 이것저것 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몸은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유난히 더운 여름을 나느라

몸도 마음도 지쳤을까?

마음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데

몸은 휴식을 원한다.


한동안 여행다운 여행을 안 가서 그런가?

여행은 다닐 때는 힘들어서

집이 제일 좋아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여행을 또 다니지 않으면 이렇게 날씨 변화에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우리 삶에 여행도 쉼도 일상도

적절할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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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내린 비로

텃밭에 배추와 무는 훌쩍 자랐다.

텃밭 작물들은 심을 때는 언제 자랄까 싶지만

막상 심어놓고 나면 소리 없이 크는 것 같다.


아빠가 호박죽을 좋아하셔서

봄에 텃밭 공터에 늙은 호박을 몇 그루 심었다.

잘 크면 드릴 요량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심었지만

더운 여름 잘 버티고 자라줘 어제 수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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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을 때 물을 준거 빼면

호박은 알아서 혼자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풀이 있어야 잘 자란다는 말에

주변 풀을 정리하지 않은 것 빼면

어떤 관심도 주지 않은 호박이

탐스러운 크기를 자랑하니 신기하기만 하다.


가을 이맘때면 텃밭에는 크게 할 일이 없다.

무성했던 잡초도 크는 속도가 더디고

여름처럼 많은 작물들이 없어 손도 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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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확한 호박 중에 담장 틀에 껴서 자란

호박을 반으로 쪼개 수확했다.

조금 더 숙성 후 나중에 쓰려고 한 건데

어쩔 수 없이 오늘 잘린 호박을 손질하고

호박죽을 쒔다.


보기에는 맛있어 보이는데 단맛이 전혀 없다.

수확 후 어느 정도의 숙성기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생산자로 산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작은 텃밭이지만 씨앗이나 모종을 심어

일정 기간 정성을 들이고 먹을 것들을 수확하면서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과

선물 같은 수확물에 감사함을 느낀다.


마트에서 사 먹기만 했다면

이런 생산자의 노력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은 것도 소중하게 여겨지며

자연의 경이로움에 놀랄 때가 많다.


힘은 들지만 농부의 정성을 생각하게 되고

값으로는 얼마 되지 않은

못생긴 수확물에 애정이 간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고맙고

이렇게 맑은 날이면 맑은 대로 고맙다.


휴일 날씨가 너무 좋으니

어디론가 떠나가 싶은 휴일이지만

조금은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하루를 보내본다.


전형적인 가을날

여행을 가도 좋고 텃밭에 나가

자연을 느끼는 것도 좋다.

휴일 같은 휴일을 보내면서

휴식을 즐기기에도 최적의 날씨다.


예전에는 가을을 타서 이 계절이 싫었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가을날이 너무 좋아진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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