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사람 하나 보고 지금껏 살아왔었으니까.
“걔는 이해해주더라”
그 소동이 지나간 자리에 결국 울고 있었던 건 나였어.
나를 너의 힘든 상황을 이해 못 해 주는 사람으로,
너를 믿지 못 하는 사람으로 니가 만들어버렸거든.
그래서 그 날도 결국 내가 사과를 했어. 돌이켜보면 잘못은 니가 했는데 사과는 항상 내가 하고 있었더라. 니
입장에서는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겠지.
그 날 이후, 마음이 많이 힘들었지만 내색하지않았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못했지. 난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해서 왜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나에게 화살을 돌리며 내 마음을 정돈해 보려고 했어.
땀 흘리며 운동도 해 봤고,
필사를 하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고도 했고,
드라이브를 하며 심난한 마음을 떨쳐버릴려고도 해봤어. 다 부질없는 노력이었지만 말이야.
어느 날 ‘사랑’에 대한 성경 구절을 필사하며 보냈더니
내가 널 의심하는 것도 시기라며 웃던 너.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더 역겨운 건, 하나님 믿는 걸 엄청 대단하게 생각하던 니가 하나님 말씀을 가지고도 너의 그 쓰레기같은 행동을 덮으려고 했다는 거. 그런 짓을 하면서도 주일에 아무렇지 않은 척 교회를 가던 너니까 뭐 말씀가지고 니 유리한대로 지껄이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겠지.
무튼 그렇게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 마음을 정돈하려고 발버둥치며 참아보려고 했어. 난. 아닐거라 믿으며.
너라는 사람 하나만 보고 평생을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던 나였으니까.
자신있게 내세울 직업도 없었고, 그렇다고 집안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고. 어쩌면 그 때도 가면을 쓰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 때의 너라는 사람이 참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겠다싶은 마음이 들어서 결혼을 결정한 거였으니까.
주변에서 내가 너무 힘들 것 같다고 해도 니가 쓰레기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난 솔직히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 그랬기에 참고 산다는 생각도 없었고. 언젠가 나아지겠지하는 희망이 있었거든, 어리석게도.
그랬던 나였기에 날 어지럽게 하는 이 상황도 처음엔 그렇게 받아들이려고 했고, 아무 잘못도 없는 나한테 화살을 돌렸던거야.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더 심난해지는 마음때문에 그래, 참아보자. 그러면서 견뎌보려고 했었지…
그 때 그래 한 번 더 참아 보자하며 견뎠던 시간들,
그 시간들을 보내며 미리 흘렸던 눈물들이 있었기에 난 더 강해질 수 있었고, 흔들림없이 결정을 할 수 있었어.
지금 너는 내가 엄청 힘들다고 생각하며 내 마음을 또 흔들어보려고 별짓을 다 하고 있지만 다 부질없는 행동이니까 그만해. 난 너한테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기에 티끌만큼의 후회도, 미련도 남지 않았거든.
근데 넌 어찌보면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었을테니 이제와서 후회가 밀려왔을 수도. 후회하는 모습도 거짓일 수 있지만.
난 앞으로의 시간을 나를 위해, 그리고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잘 보낼거야.
넌 내가 아프고 힘들었던 그 시간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참고 견디면서 그렇게 그냥 살아가면 되는거니까 내 인생에서 얼른 꺼져주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