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빠가 없어? "
아이의 물음에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죽었어? "
"아니"
"내가 그려줄게. 어떻게 생겼어?"
"너무 오래전에 만나서 기억이 안 나."
"엄마는 기억을 잃어버렸구나. 다시 만나면 기억이 날 거야. "
나는 정말로 기억을 잃어버렸을까? 내 아이의 말 한마디에 애써 지워버렸던 기억들이 다시 나를 찾아와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우고 싶었던 기억들을 완전히 잃어버렸던 것은 나의 본능이었을까?
나는 가족을 확대하는 아빠 밑에서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