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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층간소감 04화

층간소감 3-1

너무 자주 올리죠? 시간이 없어서요!

by 구슬붕이

※ 하루 한 편, 이틀 동안 3편에, 또 한 편.

비슷한 일을 겪지 않으시거나 수많은 반대편에 선 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이번 브런치북은 2월까지 완료가 목표라 마음이 급하네요.


층간소감 브런치북 글들의 원인과 결과가 십여 년 동안 켜켜이 쌓인 감정의 골이라는 것을 먼저 알립니다. 2025년과 2026년 2월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관련 글을 올리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극히 제 주관적인 생각, 뇌피셜로 여러 작가님께 글 공해를 퍼트릴 생각은 없었거든요.

옛 이웃의 고3 자녀의 학교생활과 학업에 일절 제 탓을 하지 않게 하는 게 내년까지의 제 목표였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아마 고3이 되기 직전, 심혈을 기울여 제가 사는 곳 옆집도 모르게(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사를 했지만, 울 아들이 확 바뀌는 것도 아니고요.) 지금 사는 1층에서도 못 살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자세한 이야기는 이 글이 아니라 6번째 글쯤 쓰고 다듬는 중이었는데 오늘 중요한 부분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브런치북 바깥글에서 다룬 10여 년 전, 학교와 경찰서까지 찾아가게 된 사건이, 사실 부모의 훈육이었다는 거죠. 경찰에서 그리 결론을 내고 알려준 것이기도 했고요. 문제는 훈육을 당한 자녀가 정말 리얼하게 낸 아파서 내는 소리가 할리우드 대스타도 울고 갈 연기였다는 겁니다.


제가 바깥으로 도움을 요청하러 간 사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저녁 즈음에는 일찍 들어온 아저씨도 계셨을 테고요. 부부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던 거 같았지요. 그 옆에서 아침부터 거의 낮 12시까지 훈육하는 소리에 맞춰 냈던 신음소리를 혼자 연습하고 있는 소리를 들었답니다.

아~ 이렇게 하면 내가 잘못해서 엄마가 혼내도, 그렇게 심하게 못할 거고 혼내려면 해봐라. 경찰이 와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고 그러지 말라 할 테니.

바로 옆집도 자기편이라 생각한 어린이겠지요.


이 가여워 보였던 자녀의 실상은 자기 인생을, 부모를 자기 뜻대로 쥐락펴락 하고 싶어 하는 연기에 재능이 있는 아들, 그 극본대로 흘러가고 있었음을... 혹시나 하는 그날 이후 세월이 지나서야 깨닫게 되었다는 겁니다.


층간소감 0에서 시험기간에 올라오셔서 정중히 말씀하셨던 아저씨께서는 자기 아이들은 공부하는 아이들이고 절대 두드리지 않는다 장담하셨죠.

그런데 실제는 두드림은 딸이 주로 했고 그걸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이용한 건 아들이었습니다.

그걸 밝혀낸 것도 아버지인 그 아저씨였습니다.

그렇지만, 잘못은 주로 우리 집 때문이고, 10여 년 간 우리 집 탓, 제 탓을 하셨기에 그건 사실이 아니어야 했던 겁니다.

솔직히 자녀들의 두드림 이야기 했을 때, 아주머니는 제 아들이 뛰어서 천장이 무너질 것 같은데 무슨 염치로 왔냐 그러셨죠.

아저씨도 그런 마음이었을 겁니다. 먼저 아니라고 한 후, 자녀들을 관찰하고 어떤 증거로 알아낸 건지는 몰라도 아들이 시켰다는 걸 밝혀낸 것까지 놀라웠어요. 그러나, 두드리지만 않게 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더 힘들이지 않고 교묘하게 우리 집 내몰기를 하신 분이시거든요.


2회 경찰이 출동해서 복도를 서성이고, 우리 집 아들방까지 들어오셔서 말씀하셨더랬죠. 아래층에서 절대 모를 수 없습니다. 복도 가까운 방을 쓰던 딸이,


"경찰이 2번 다녀갔어. 나 이제 그만할래."

"아이 씨, 그 ○○ 년을 그냥 둘 거야?"

그 뒷말은 워낙 소곤거리듯 말해서 못 들었네요.


제가 부인하고 싶어도, 저는 사실 아래층이 많이 신경 쓰였습니다. 중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한참 예민한 시기에 아들의 화냄과 짜증은 엄마인 저도 견디기 힘든 날들이었거든요. 코로나 팬데믹과 2019년 친정어머니의 암 발병, 2020년 폐렴으로 돌아가셨을 때까지, 매일을 울다시피 보냈고 아들도 힘들어했습니다. 남편이 주말마다 아들을 돌보며 챙기긴 했지만, 천성적으로 둔한 남편은 아들의 소음에 무감각하기만 했죠.


남편이 산책으로 아들과 나갈 때, 아래층 아저씨가 너무 시끄럽다며 조용히 해달라고 했었답니다.


참, 그런데요. 가장 힘들었던 그 시기에 저의 호 더 증후군이 최고조여서 거실의 일부 외에는 작은 방, 안방, 거실 대부분 공간에는 아들이 뛸 공간도 없었습니다. 각 맞춰 쌓아 올린 물건들이 있을 뿐이었죠. 그래서 아들은 집 안에서 뛸 수 없어서 밖으로, 밖으로 나갔답니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아파트 주변 길, 다니던 특수학교, 교육기관, 주변 공원에서 지낸 거죠. 제가 퇴근해서 오기 전까지는 활동보조인댁에서 식사도 하며, 거의 대부분 지냈었죠.

아마 잠깐씩 거실이 뛰어서 울린 정도지만 아래층에서는 지진으로 집이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인정합니다. 30년도 더 된 아파트.

방음은 거의 안되어 작은 방에서 아들이 코를 골면, 귀 밝은 아저씨는 밤에 여러 번 깨어서 벽을 두드렸댔죠. 점잖게 2~3번.


저는 그 소리에 깨어서 아들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거나, 목 뒤에 제 팔을 받쳐 조금 잦아들면 잠이 들곤 했답니다.

남편은 코골이가 심해서 양압기를 쓰는데, 그것도 남편이 주말에 양압기 없이 잠들어서 소리가 들리면 아래층 아주머니가 우리 집 복도에 와서

"어디서 소리가 들리는데..."

이러면서 돌아가서 알게 되었죠.


부부간 이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심한 코골이!

남은 더하겠죠. 그런데 층간소음에는 안 들어가요.

남편은 심한 코골이에 수면 중 무호흡증이 심해서 저도 그때 자다 남편이 숨을 멈추면 흔들어 깨우곤 했죠. 아래층에서 몇 번 왔다 간 후, 아마 남편은 더 확실하게 양압기로 정착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인내심과 평소 함미한 구슬붕이의 글에 격려차 방문해 주신 마음 좋으신 작가님들 맞으십니다.


층간소감 이야기는 저의 잘못, 옛 이웃의 잘못만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힘들어하기만 했지, 정작 건축법, 도시 소음과 관련된 환경보건법 이런 공부를 많이 못해서 전문적이지 않습니다.

아파트라는 공간이나 다세대, 다가구... 주거의 형태는 달라도 단독주택을 땅을 사고, 지을 만한 능력이 안된다면 어쩔 수 없죠. 맞춰 살아야죠.


소음 관련 규정도 없던 1990년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라, 이웃과의 분쟁 조정을 위한 층간소음관리위원회가 있어야 했건만. 우리가 딱 이사하고 한 달 여 지나서 만들어져서 소급 적용이 안된답니다.


리 집만 해피엔딩으로 결론이 났을 거라 생각했겠죠. 그래서일까요? 본인들이 괴롭힘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은가 봅니다.

"애들 말이 다 맞아. 자기는 해도 되고 우리는 하면 안 돼?"

이사 가기 몇 시간 전, 아래층은 그 논의로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도 쩌렁쩌렁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소심녀 구슬붕이.

남의 집이지만 복도에 가서

"그만 좀 하세요. 저희 이사 가잖아요!"

힘없이 말하는 소리에, 현관문이 열렸더랬죠.

식탁 의자에 앉아 몸만 기울여 물어보더군요.

"저희 이사 간다고요. 잠 좀 자게요."

"아~ 예."

위아래로 훑어보던 그 눈빛, 바로 문 닫던 그 손.

이해를 바라지도 않았지만, 바닥까지 본 그 인성들은 잊히지 않습니다. 아마 제가 욕을 하는 걸 들은 순간부터, 더 이상 저랑 이야기하지 않겠노라 다짐했겠죠.

아무리 당신 자녀들이 일부러 두드려서 제 반응을 유도해서 녹음까지 해서, 그걸 부모에게 들려준 거라 해도.

남의 집 싸움에 나만 당신 집을 의심한 게 아니라서, 당신 아들도 천정을 그 순간에 두드린 게 맞는데도. 그냥 항의성 일상적인 표시였겠죠.

맞아요. 저 예민하고, 아들 때문에 자격지심으로 그 순간에 욕을 했죠. 왜 항의하러 안 오셨나요?


저는 다른 집에서 왜 파이프를 두드렸는지 확인했거든요. 어떤 상황이었나 이야기도 다 들었고요. 공교롭게도 아드님 친한 가족 형제들이 살벌하게 싸워서 그러지 말라고 두드렸다네요.

형제들 아버님이 우리 층까지 직접 오셔서 저한테 이야기하고 가셨더랬죠.

(일련의 과정이 참... 공교롭네요.)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괴롭힐 수 만 가지의 이유를 감정에 논리까지 더해 인류애를 내려놓고 이야기하죠.

10여 년 위아래층? 이웃? 아닙니다. 원숩니다.

자기 아내를 스트레스받게 해서 암으로 수술까지 하게 했고, 매번 신고해 경찰의 힘까지 빌려 가정사에 사사건건 참견한 사람, 적반하장 자기 아들 층간소음도 참고 살아주는 자기 가족들, 좀 두드린다고 동네방네 무슨 소리 못 들었냐 묻고,

관리사무소 찾아가 녹음 내용 틀어대는 악의 근원이 저랍니다.


정당한 층간소음 항의도 못하는 게, 자기 아들에게 네 탓이라고 수년간 답하던 아저씨... 그 대답을요.

저도 듣고 있었답니다.


왜 그때 저한테 확인을 안 하셨나요?

왜 당신 아들한테 그렇게 말하셨나요?

그래서, 위층 이사 가고 나니 모든 문제가 없어졌나요?

그 가정의 모든 문제, 불편이 저 때문이었나요?


묻고 싶네요.

저는 감정쓰레기통이 아니에요.

아저씨가 좀 더 일찍 아이들을 챙기셨다면,

이웃의 말에 좀 더 일찍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이셨다면,

당신 자녀들이 그렇게까지 했을까요?


제가 보복소음으로 왜 재판까지 갈 수 있는데 안 하냐고요? 딱 한 가지. 저의 오판으로 당신 아내한테 돌아간 상처 때문이에요. 재판을 하게 되면 그 과정 또한 드러나겠죠. 그게 싫어요.

두 번 상처 주고 싶지 않습니다. 10여 년 동안 아래층 아주머니 우는 거 딱 한 번 들었는데, 그게 저 때문이더군요.


주거니 받거니 아주머니랑은 한 판씩 상처를 주고받은 사이죠. 저는 무서워서 말도 못 붙이는 아주머니인데 그렇게까지 힘들어하셨더군요.


친정아버지라는 분이

"니 어미 잡아먹은 년"이라고 불렀던 사람이 저였나요? 참 별 것도 다 들리는 아파트죠?


지금은 이렇게 말합니다. 남의 아이들 데려다 키워줄 거 아니면, 책임지지 못할 거면 무슨 일이 있어도 나서지 마라.

전국의 수 천, 수 만, 말할 수 없지만, 직장에서도 힘든 환경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만나게 되죠.


이제는, 제가 다른 직장으로 떠나지 않고, 이사를 하지 않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결국 부모가 어떠하든지 자녀들을 키우게 되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한 편 먹게 되어 있습니다.


남은 탓할 대상일 뿐, 간섭할 자격도 없는 거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잊히고 싶은데...

왜 1층까지 소리가 다 들릴만큼 큰 소리가 들리는 건지 모르겠네요.


1층 이사하고 아들과 남편은 만족하고 있는 듯 보이네요. 그런데요. 그 과정 속에서 정작 저는 만신창이가 되었답니다. 이미 호 더 증후군이 있다 시누이와 주 2회 오시는 이모님 도움으로 집이 정리되고 제대로 살게 되었다 생각했을 때, 그때 미련 없이 떠나야 했답니다.


"아 씨! 이사 안 갔어!"

복도에서 외치던 중2의 스포츠머리의, 작고 왜소하던 그 아래층 아들이 폭풍성장해서 2022년부터 초등학생이었을 여동생과 마음 합쳐 이사를 안 가면, 가도록 만들어야겠다 생각으로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을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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