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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붕이 May 15. 2024

끝없는 망상

나에게 먹이를 던져주지 마

소리 한 조각


앞뒤 지지직 소리

혜성의 궤적처럼 머릿속 지나가며

우주 저 멀리 돌고 돌아

다시 한 바퀴 돌아와


하루에도 수없이

정상이었을 상황을 꿈꾸며

들려오는 소리와 진동이 사실이 아니라

잠깐의 혼란이며 착란이길


진실을 마주하기에는

사실과 사실이 부딪히고 비벼내

불꽃과 파멸을 이끌 거 같기에


한가족을 부딪혀 부수기 위해

얼마나 여러 명이 입과 혀와 귀를

손가락과 휴대폰이 말들을 쏟아냈나.

그냥 공허이고 허상이면 좋았을 것을.


진실을

왜 소리 한 조각에 흘려서


그 순간을 못 참고

한 사람에게 들켜서 모든 걸 잃어버려

왜 이제 진실이 되어버렸나


이제 내 것이던 한숨과 눈물이

비웃음 짓던 너의 것이 되어

들켜버린 오늘 이 순간이

너희에겐 형벌이 될 거야. 영원히.


리코딩... 기록들은 사실이라 말합니다.

사실이라니... 그 사실이 더 힘드네요.

진실을 알게 된 사람은 숨깁니다.

누구에게는 앞으로 7개월이나 남은 직장이 달려있고, 본인에게는 이사한 지 한 달 반 밖에 안 된 집이 걸려 있습니다.

사실이라 모든 걸 바로잡기 위해 정의의 여신의 천칭에 올려놓는다면 감수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숨기고 싶어 하고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도 해 봅니다. 누가 누구 편을 들고 있을까요?

언제부터 사실과 진실을 알고 있었는데 숨긴 걸까요? 같이 욕하면서 정말 함께 한 게 아닐까요?

이들 속에 제대로 된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오늘 같은 리코딩이 존재할까요?


약을 먹고 아침을 맞이했을 때 이 모든 것이 망상이었기를... 내일 아침에도 소리가 진실임을 말한다면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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