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선물 고르기
D-6 | 우리가 방문하게 될 여섯 개 기관,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찾아오겠다고 했을 때, 바쁜 시간을 내어 기꺼이 우리를 맞아주기로 한 분들께 어떤 선물을 전해야 할까? 며칠 전부터 연수팀은 선물에 대해 깊이 고민했고, 어제는 나 혼자 가게를 들르고, 연구실에서도 몇 시간을 고민했다. 선물의 값어치는 얼마가 되어야 할까?
미국 사립대, 실리콘 밸리 기업의 연구자들의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면, 어떤 물건으로도 그 가치를 맞출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사실 그분들은 우리의 방문을 ‘일’로 여기지 않았다. 그렇기에 우리가 전하려는 것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다. 나는 더 어려운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어떻게 '마음'을 전할 것인가?
오늘 아침,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 경찰서에 들른 뒤, ‘마음의 선물’을 찾아보겠다는 각오로 가게에 들어갔다. 그러나 막상 진열대 앞에 서자, 도무지 무엇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가게 아주머니께 여쭤보고, 아내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결국 몇 가지 선물을 고르긴 했지만, 이 것이 마음의 선물인지 알 수가 없어 터벅터벅 연구실로 돌아왔다.
연구실 의자에 털썩 앉자마자, 문득 보조 책상 위 종이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 아침, 수업 시작 직전, 연수 학생 중 한 명이 내게 조심스레 건넨 것이었다. “교수님, 매번 저희들 밥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수업을 시작해야 해서 거절할 틈도 없이 그저 받기만 했다. 그 가방이 그대로 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나는 처음으로 가방 안에 무엇이 있는지 천천히 손을 넣었다. 그 안에 담겨있는 것, 내 손에 쥐어진 것은 바로 '마음'이었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은, 다름 아닌 내가 머무는 이곳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마음'을 손에 쥐고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학생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내가 받은 '마음'을 실리콘 밸리 호스트 분들께 그대로 전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주일 후에 만나는 그들의 마음도 따뜻해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