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빨리 준비할 수 있는가?' vs. '준비되어 있는가?'
D-8 | 오늘 아침, 마침내 6개 기관의 정확한 방문 일시가 확정되었다! 지난 여름 한 기관에서 방문 일자가 일주일 연기되면서 전체 일정을 모두 다시 조율해야 했고, 각 기관의 상황과 우리의 여정을 맞추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제 더 이상 갈등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저 정해진 시간에 기관에 도착하고, 다음 기관으로 이동하면 된다. Time Keeper 역할을 맡은 두 명의 학생들이 시간을 체크할 것이고, 우리는 그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연수 학생들과의 세부 일정 토의는 수업을 마친 뒤 저녁 6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졌다. 렌터카 사용 여부, 교통비, 식사 방법 등 끝없는 논의가 계속되었다. 학생들은 내심 지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최대의 효과를 내고자 고민하는 듯했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기에, 그들의 ‘가성비’ 추구를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도 생각했다. 여행이 단순히 비용 대비 효과만을 따지는 일이라면, 과연 여행 자체가 필요할까? 결국 일정 부분은 과감히 결정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제는 현지 방문 대학과 기업에 대한 조사, 반도체 계측 장비 연구자나 가속기 연구소의 연구자, Google 엔지니어의 삶과 일, 그리고 스탠퍼드와 산타클라라 교수님들의 연구와 인생 여정에 대해 질문하고 대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
처음 이 해외연수를 준비할 때, 나는 학생들과 오손도손 모여 영어 말하기를 연습하고, 반도체 계측 장비와 기술을 소개하며, 함께 식사하며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그러나 출국일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폭풍이 몰아치듯 긴장으로 가득 찬다. 예기치 못한 예산 문제, 결보강 상황, 대학 본부에 문의한 몇 가지 행정 예산 문제에 대하여 답이 오지 않는 상황, 그리고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현지 연구자들에 대한 답례까지. 수많은 고민이 이어진다.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얼마나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가?”가 아니다. “지금, 준비되어 있는가?”이다. 지금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기한은 언제나 급박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언제나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