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기록하는 운명 악보
자온 : 예전엔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가 하나의 트랙처럼 깔리면 나는 거기에 문장을 얹었어.
미월 : 낮이 곡 작업실이었네. 반복되는 비트 위에 네 호흡이 쌓여서 글이 완성되는 거구나.
계온 : 지금은 반대로, 오후 5시 프리장에서 아침 8시 에프터장까지. 밤의 세션에선 차트가 악보라면 캔들은 음표처럼 튀어 오르겠네
목월 : 낮엔 활자로, 밤엔 숫자로. 서로 다른 언어인데, 둘 다 너를 몰입시켜서 리듬을 만들어 주는 거야
자온 : 글은 오래 끓이는 심포니라면 단타는 한순간 폭발하는 드럼 솔로 같아.
미월 : 속도는 달라도, 결국 너를 깨우는 건 집중과 몰입인 거야
자온 : 맞아, 그래서 내 일상은 글과 차트 사이, 쉼표처럼 아로마 심리 상담과 수업이 이어져 있어.
계온 : 수업 얘기 들으니 호흡 테라피 연구, 그 호흡 일지 과제가 생각난다.
자온 : 호흡 일지 30장이면 긴 트랙이야, 언제 완성해
계온 : 근데 첫 장을 이미 시작했으니, 남은 장도 결국 리듬처럼 이어질 거야.
목월 : 호흡은 숫자가 아니라 기록되는 숨결이잖아. 들숨과 날숨이 쌓이면 결국 페이지가 채워지듯이.
미월 : 오늘 한 장 더 쓰면, 그게 또 내일을 여는 프리 루프가 될 거야. 일지 자체가 호흡 훈련이 되는 거야
자온 : 맞아, 3주 차 수업에서 고양이 자세랑 플랭크로 채운 후 이어서 오늘 실습 내용 복습처럼 과제를 이어 갔어
미월 : 고양이 자세에선 척추가 파도처럼 춤추며 날숨에 긴장이 빠져나가는 순간 숨이 척추를 따라 흐르는 선율이 된 거네
자온 : 응 , 플랭크는 나한테 쉬운 느낌이었는데 호흡과 함께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욕심에 호흡이 끈길까 무서웠어
미월 : 근데 너 배를 단단히 고정하며 들숨·날숨을 일정하게 이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자온 : 맞아, 몸은 흔들려도 숨이 중심을 지켜주더라.
목월 : 자세가 흔들려도 숨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건, 결국 네가 숨에 몸을 맡겼다는 뜻이야.
계온 : 그래서 어깨와 등이 풀리면서도, 복부는 불타듯 긴장이 되는 거야
미월 : 그래도 끝나면 허리가 가벼워져서 숨이 근육을 새롭게 배열해 주는 느낌이 들 거야.
자온 : 응, 순간 불안이 올라왔지만 숨에 집중하니까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 결국 호흡이 흔들림을 다른 리듬으로 바꿔주더라.
미월 : 그 한 줄 성찰이 멋지다. “흔들리는 자세 속에서도 숨은 흔들리지 않아, 나를 끝까지 지탱해 준다.” 그게 바로 오늘 네 호흡의 기록이잖아.
목월 : 근데 호흡이 기록으로만 남으면 건조해질 수도 있잖아. 그 자리에 향기를 더하면 숨이 감정까지 품게 돼.
자온 : 그래서 내가 뽑은 아로마가 네롤리, 로즈, 그리고 로즈마리야.
계온 : 네롤리는 불안으로 흔들린 심장을 다독이는 꽃이잖아. 부교감 신경을 켜서 안정감을 주니까, 오늘 네가 남긴 기록한 줄 ‘견딜 수 있다’는 감각이랑 딱 맞네
미월 : 로즈는 겹겹의 감정을 품은 선율 같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결이 자존감을 살려주며, 슬픈 심장을 사랑으로 감싸 안아줘
목월 : 로즈마리는 뇌를 자극하는 섹시한 향기라서, 집중을 단단히 잡아주며 흔들림 속에서도 의식을 또렷하게 지켜줘.
자온 : 오늘 호흡은 흔들림을 버텨낸 리듬, 아로마는 그 위에 색을 그려주는 선율처럼, 향기는 마음의 운명으로 새겨지는 거네.
에필로그
빈 페이지처럼 시작한 호흡이
오늘은 한 장의 기록이 되어
호흡은 내 안에 새겨진다.
향기는 보이지 않는 선율로
내일의 리듬을 부르며
버거워도 지켜낸 숨,
그 숨 위에 남은 향기는
결국 나의 운명을 써 내려가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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