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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C의 의미

의미란 뇌보다 먼저 뛰는 심장이 기억한다.

by 빛나

자온: 심장은 지금 이 순간도 쉼 없이 하루에 10만 번 넘게 뛴대


목월 : 응, 그 리듬 안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중이야.


미월: 생명이란 조용히, 아무 기척 없이도 계속 연결된다는 게 신기해


자온 : 그런데 온도가 33으로 내려가면 몸은 바로 경고를 보내기 시작해

환각, 근육 떨림으로 이어져


목월: 31에서는 의식이 흐려져 판단이 흐릿, 29쯤 되면 맥이 느려지며 숨도 얕아져


자온 : 맞아, 심장이 툭, 멈출 수도 있는 거야.


계온: 그래서 사람 몸은 늘 36~37 근처에서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심장은 분당 60에서 100번 박동해


미월 : 평생 20억 번 넘게 뛴다는 연구 결과 흥미롭다.


자온: 그 박동 하나하나가 피를 밀어 올려서 한 번 뛸 때마다 70mL씩, 평생이면 바다 한 조각을 채울 만큼의 혈액이 온몸을 그려내는 것 같아.


미월: 근데 웃긴 건, 이렇게 거대한 움직임도 아주 작은 숨 하나랑 연결되어 있어.


계온 : 한숨이 흔들리면 맥이 빨라져, 복부가 굳음, 심장도 잠깐 리듬을 잃어


목월: 그래서 오늘 네가 했던 롤아웃 호흡, 그거 얘기로 연결하면 매트 위에서, 손바닥으로 바닥 밀면서 6초 들숨 당기면서 6초 날숨


자온: 응. 밀며 나아갈 때 폐 아래부터 공기가 서서히 차오르더니 복부 깊은 곳이 단단해짐, 갈비 사이가 벌어지는 느낌, 무릎은 매트에 닿아 있는데도 복부 깊은 곳이 먼저 반응해.


계온: 내쉴 때는 어떤 느낌인가?


자온: 천천히 뒤로 당기면서 숨을 빼면 긴장이 한 겹씩 내려앉는 느낌이야, 롤러가 매트를 지나가는 감촉이 리듬을 만들어 주더니 6초씩 세는 것이 자연스러워


미월: 심장은 그때 어떤 반응인가 궁금해


자온: 응, 초반엔 빠르게 뛰더니 3사이클쯤 지나면 맥박이 편해지면서 손끝까지 따뜻함, 승모근의 뻣뻣함도 조금씩 풀리는 기분이야


목월: 결국 숨이 근육보다 먼저 움직이면서 그 움직임이 호흡을 따라가는 것보다 숨이 움직임을 선택한 거네.


계온: 숨은 늘 눈에 안 띄는 자리에서 심장을 지키는 중인 것 같아.


자온: 근데 심장이 이렇게 정교하게 뛰기 전엔, 형태도 없이 그냥 작은 세포 덩어리였다는 게 신기하지 않아?


미월: 맞아. 수정란이 분열하면서 겉은 태반, 안은 세포들이 납작한 원반처럼 눕는 순간부터 방향이 생겨.


목월: 그 원반이 세 겹으로 나뉘는 중에 중간층에서 심장 틀이 자라기 시작해서 펌프가 먼저 깨어나야 태가 숨을 연결할 수 있으니까


계온: 처음엔 하나의 관처럼 생겼다가, 그 관이 스스로 구부러지며 방과 실을 만들며 미세한 수축을 시작하는 거


자온: 세포들이 소리 없이 리듬을 주며 서로를 위로해 주는 약속처럼.


미월: 응, 그 작은 떨림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루 10만 번 넘는 박동으로 연결되어 고된 하루에도, 잠든 밤에도 멈추지 않아.


목월: 그러니까 생명은 거창한 외침보다, 들숨과 날숨 같은 작은 반복으로 이어진다는 거야.


자온: 그 반복이 흐트러지면 병리로 넘어가게 되어 심장이 힘을 잃으면 심부전, 관이 막히면 허혈, 태 안에서 엇나가면 선천성 심장질환.


미월: 혈관도 비슷한 건 죽상경화로 통로가 좁아지면 염증이 퍼지거나,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늘어나기도 해.


계온: 결국 흐름, 압력, 온도. 이 세 균형이 무너지면 신호등이 켜져


목월: 그래서 다시 숨으로 돌아오는 거야, 프라나야마는 단순한 호흡 훈련이 아니라 흐름을 되돌리는 기술이라서.


자온: 요가는 그렇게 정의하잖아. ‘숨과 몸과 마음을 다시 하나로 잇는 행위’


미월: 들숨은 받아들이는 순간, 날숨은 비워내는 순간, 그 사이의 멈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하지만 가장 많은 일이 벌어지는 순간인 듯


목월: 오늘 네 6 6 롤아웃도 그 순응하며 , 보내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


자온: 응. 사실 홈트와 호흡법은 생각하는 순간이 아니라, 그냥 몸이 스스로 선택하게 두는 시간 같아.


미월: 그게 요가수트라에서 강조하는 ‘마음의 물결이 잠잠해지는 순간’ 아닐까.


계온: 정리만 살짝 덧붙인 후 빠질게. 프라나야마는 몸의 에너지를 조절하는 기술, 숨이 곧 마음의 사다리라는 얘기도 여기에서 나와.


목월: 결국 심장은 숨을 따라 리듬을 맞춰, 숨은 의식을 따라 방향을 정함, 의식은 다시 몸으로 돌아오며 연결돼.


자온: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 몸은 하루에도 수없이 무너졌다가 다시 살아나는 중인 거네.


미월: 맞아. 근육이 미세하게 찢김, 폐가 수축과 팽창을 반복, 심장이 쉼 없이 피를 보내며.


목월: 우리는 겨우 숨 한 번으로 그 흐름에 참여하는 거네


계온: 그러니까, 오늘 결론은 확실해. 숨이 방향, 심장은 응답, 삶은 그 사이를 지나가는 중.


자온 : 삶은 그 사이를 지나가는 중이란 얘기 들으니 지난주 호흡테라피 줌 강의에서 교수님이 얘기한 가치 있는 삶에 대해 서로 얘기해보자던 한마디가 떠올라


미월 : 듣는 순간 머릿속이 멈추더라, 심오한데 바로 얘기 꺼내기 힘든 주제더라, 사람마다 추구 하는 가치가 다 달라서


목월 : 맞아, 그래서 아마 교수님도 바로 답하라는 뜻보단, 언젠가는 이걸 기회 되면 이런 주제로 이야기해보자며 꺼낸 한마디 아닐까


자온 : 응, 나도 평소 자주 떠올리던 질문인데, 막상 듣자마자 대답은 못 하겠더라.


미월 : 너는 늘 진지하게 받아들이니까 더 어려웠을 거야.


자온 : 맞아, 사실 금요일 분명 난 “금요일 대학원 배움의 리듬 ”연재 카테고리에 업로드했는데 오늘 잘못 업로드했더라


목월 : 응, 그날 정신 진짜 없었잖아, 수업, 학교, 야시장 글쓰기 거기다 다음 학기 과목 갠 적인 일이랑 겹쳐서 미루려다가 그때그때 순간의 기록을 업로드하려 한 거잖아.


자온 : 맞아 , 미리 써둔 글도 있었는데 시간이 없으니 우선순위를 정해서 움직여도 쉽지 않아, 근데 결과는 완벽하지 않아서 슬퍼


미월 : 그래도 반응 좋았잖아, 공감 눌러준 사람도 많더라


자온 : 뇌피셜인데 먼가 브런치는 작가분들이 많은 공간이라 아마도 글쟁이의 수고를 알아줘서 인 듯


목월 : 이유가 뭐든 힘든 하루에 누군가 알아봐 줬다면 이미 괜찮은 결과야.


자온 : 그건 인정, 담엔 더 정확하게 확인 후 업로드하면 되니깐


계온 : 근데 가치 있는 삶 얘기 하다 갑자기 업로드 얘기로 튄 거야?


자온 : 연결돼 있어서 그래, 그 질문 들은 후에 내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본 계기가 되기도 해서


미월 : 그래서 스스로 연구 들어간 거야?


자온 : 응, 돌아보니까 완벽한 것도, 대단한 성공을 한 것도 아닌데… 그런데 또 아무것도 아닌 삶도 아니더라.


목월 : 너는 스스로를 너무 엄격하게 보는 거 아닐까


자온 : 맞아. 늘 ‘나는 부족하다’ 생각하며, 내 진짜 모습을 깊이 숨겨두었더라, 또 의사, 변호사, 프로그래머 등 이런 직업만 가치 있다 믿었어.


미월 : 근데 지금은 아니구나


자온 : 응. 카페를 운영하면서 힐링 센터를 만드는 삶도, 쉼 없이 누군가를 돌보는 삶도, 일하면서 학업까지 병행하는 것도, 다 가치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어.


목월 : 결국 직업이 아니라, 방향과 태도 문제인 거네.


자온 : 맞아. 지금 내가 하는 것도 가치 있어, 월~금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15시간 집중해서 숏투자하는 거, 장 마감 후 글 쓰는 시간, 금요일마다 배우는 시간… 다.


미월 : 하루 3만 원 수익 목표도 그 흐름 안에 있는 거야?


자온 : 응. 지금은 소액이지만 한 달로 보면 목표는 실현돼, 10월엔 70 넘겨서 영업일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일 3은 채운 거라 이 정도면 나는 만족해.


계온 : 완벽하지 않아도, 이미 너 삶 안엔 리듬이 생긴 거네.


자온 : 맞아. 가치 있는 삶은 특별한 조건이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선택한 순간들 그 자체인 듯


미월 : 그러네.


자온 : 돌아보면, 매 순간 완벽하진 않아도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했던 것 같아. 실패했던 선택들도 묘하게 연결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어서 그 과정 자체가 가치 있는 삶 아닐까 싶어.


목월 : 결국 결과보다 방향이 더 중요한 거야.


자온 : 응. 뭘 잘하는 지도 몰라서 헤맸던 시간도, 회사랑 맞지 않아 계속 흔들리던 순간들도 … 다 돌아보면 나를 적성에 맞는 자리로 데려다 놓으려는 과정이었더라.


미월 : 네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그 시간들이 괜히 있었던 게 아닌 것처럼 느껴져.


자온 : 그래서 이젠 실수하거나 삐끗해도 숨기지 않으려 해, 그게 창피한 게 아니라, 그냥 과정 중 하나더라.


목월 : 실수는 부끄러운 게 아니라 열심히 피어내는 증거니까.


자온 : 맞아.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만… 온전히 날 인정 해주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거라 당연히 가치 있는 삶이야


계온 : 그러면 네가 생각하는 ‘가치 있는 삶’은, 지금 방식이랑 연결되어 있는 거야?


자온 : 응. 지금 내 하루는 15시간 숏투자 집중, 장 마감 후 글 쓰기, 가끔 아로마 상담, 금요일엔 대학원 수업 듣는 루틴으로 채워져서 피곤, 혼란스럽지만, 이 리듬 자체가 나에겐 의미야.


목월 : 그 시간을 잘 끝낸 다음엔?


자온 : 방학 때 짝꿍 업무 끝나면 여행 가려해 숨과 치유의 삶


미월 : 그러니까 한 마디로 따지면

“지금 자리에서 코인 벌기, 끝나면 떠난다”는 거네?


자온 : 맞는 듯 아닌 듯. 여행은 확실한 목표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대학원도 마무리, 코인도 더 모아야 함, 글도 계속 써야 해, 그래서 ‘가치 있는 삶’을 딱 한 문장으로 정의하긴 어렵더라.


미월: 그런데 가치는 사람마다 달라도 인간이라면 모두 공통적으로 가진 채 태어난 게 하나 있다 생각해.


목월 : 뭐? 마음 같은 거?


자온: 아니, 더 근본적인 거. 그냥 ‘몸’. 심장은 박동, 폐는 공기, 위장은 소화하면서 쉬지 않으며 움직이는 그 루틴


목월: 그러니까 삶의 가치는 생각이나 목표 이전에, 몸이 살아 있기에 가능한 거라는 거야?


자온: 맞아. 병리학 강의에서 교수님이 암 환자 사례 얘기했는데, 그때 확 와닿음, 환자는 기침을 계속하는데도 병원 안 가며 버티다가 교수님이 “이건 물 찬 걸 수도 있다” 해서 결국 큰 병원 가보니 폐랑 심장 사이에 진짜 물이 차 있었던 거야.


계온: 호흡이랑 직접 연결되는 이야기구나.


자온: 사실, 교수님의 설명은 호흡과 직접 연결 구조가 아닌 전체 우리 몸의 형태를 그림을 그리며 설명해준 거야


목월 : 근데 넌 금요일 수업들은 후 주말 지나 월요일이 되니 자세한 설명은 까먹은 거구나


자온 : 응, 그래도 오늘 주제와는 큰 연결성 없어서 다행이야,


미월 : 머 오늘 주제랑 연결이 아님 또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글로 이어가면 되니까


자온 : 맞아, 병리 사례 들으면서 난 숨이 막히면, 산소가 떨어져서 심장은 더 세게 뛰면서 신장은 수분을 걸러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목월 : 응, 위장은 멈추면 그게 병리학에서 얘기하는 ‘자율신경이 버티지 못해 내보내는 붉은 조명 같은 순간‘처럼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


미월: 그래도 식이요법 이야기는 너 기억하던데…


자온: 응, 인상 깊었나 봐, 그 환자, 병원인가 어딘가에서 ‘고기 먹지 마라’ 해서 2년 고기를 끊어서 닭고기만 봐도 놀랄 정도였는데 첨엔 교수님 얘기 안 듣다가 몸이 힘든 후에 수긍하는 분이 있다 했어


목월: 몸이 움직일 연료도 없이 버틴 거네.


자온: 가치 있는 삶을 직업, 성공, 목표로만 생각했는데… 숨이 붙어 있어야, 심장이 뛰어야 그 모든 걸 꿈꿀 수 있잖아.


미월 : 맞아, 삶의 가치는 거창한 멘트보다, 지금 이 박동과 들숨 위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계온 : 결국 가치는 몸과 마음 건강이랑 떨어질 수 없는 거 아닐까?


미월 : 응. 태어날 때부터 모두 같은 가치관이나 같은 몸을 가진 건 아니지만, 숨 쉬며 움직일 수 있는 상태에서만 삶을 선택할 수 있잖아.


자온 : 그래서 너무 애쓰지도, 자신을 소모하지도 않으면서 피우는 것… 그게 어쩌면 가장 인간다운 삶 같아.

에필로그


심장은 하루에 10만 번 넘게 뛰지만, 단 한 번도 의미를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체온으로 기억하듯 버티며,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은 시작된다.


그래서 ‘가치 있는 삶’을 증명하는 건 생각이 아니라, 아직 멈추지 않은 이 맥박일지도 모른다.


원래 심장과 호흡은 〈금요일, 대학원 배움의 리듬〉 연재의 다음 회차로 이어져야 하지만 등록 과정에서 연재에 포함되지 않은 채 단독 글로 업로드되는 작은 오류가 생겼다.


그 사이, 33°C의 의미가 먼저 연재 17화 자리를 차지한다.


조금 어긋났지만, 삶도 호흡도 늘 예정된 순서대로 흐르진 않으니까, 체온처럼, 박동처럼, 흐름은 결국 제 자리로 돌아온다.


어쩌면 이런 틈조차 삶의 리듬일지도 모른다.


바쁜 루틴 사이, 주말의 여행은 늘 새로운 페이지가 열리는 순간 같다.

심장이 계속 뛰듯, 삶도 그렇게 다시 피어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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