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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Sep 19. 2024

숙이 씨의 이상형은

 숙이 씨의 이상형은 돈 많고 착한 사람이다(이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숙이 씨는 이상형과 결혼하지 못했다. 참 아름다운(?) 말이다. '돈 많고 착한'이라는 말 말이다. 전래동화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인심 좋은 대감님이 이상형이라니 숙이 씨도 참 못 말린다. 이런 숙이 씨의 배우자관은 딸인 나에게 자연스레 대물림되는 듯하는데..


대충 이런 느낌?


 정작 딸인 나는 돈 많고 착하다는 말이 주는 미묘한 이질감을 느낀다. 돈 많고 착한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많다는 것은 어느 정도인지, 착하다는 말은 대체 뭘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인심은 곳간에서 난다는데! 내 주변에는 곳간이 넉넉한 사람이 없나 보다.


 한때는 나도 아바타와 타이타닉을 보며 구원 서사를 꿈꾸고, 오만과 편견을 보며 미스터 다아시의 등장을 기다렸으나 (제인 오스틴의 모든 작품들이 결혼을 다루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미혼이었던 것처럼) 모든 문학 작품 속 사랑 이야기는 판타지에 가깝다는 것을 숙이 씨의 딸내미는 어느 순간 깨달아버렸다.


사랑해요 미스터 다아시


 그래서 나는 숙이 씨의 이상형이 예스럽다고 느끼면서도 퍽 순수하다고 느낀다. 몇 번의 직접 연애와 간접 연애로 내가 느낀 것은 삼순이가 똥차 삼식이를 끊어내지 못했던 것처럼 사람의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이상형과 결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숙이 씨)처럼 나도 이상형과 판타지 로맨스 서사를 쌓을 일은 없겠지만 삼식이 같은 사람에게 홀라당 빠지지는 말아야겠다.. 다짐해 본다.


현실은 판타지 아닌 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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