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결혼식을 하지 않겠다는 나의 말에, '네가 아직 안 해봐서 그렇지 그리고 나중에 나이 들면 분명 안 한 거 후회할 거야.'라고 가족들은 너무나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봐도, 본인은 '결혼식 안 해본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후회할지 안 할지 알 수 있단 말인가?
2018년 9월 10일. 혼인신고를 했다. 2021년 10월 20일.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3년 정도 지났으니 이제 진짜 결혼식 안 한 게 후회되는 일인지 아닌지 따져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혼인신고만 하고 살기로 한 뒤,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 세 명이 모두 결혼식을 올렸다. 그녀들의 결혼식은 아름다웠고 소중했고 즐거웠다. '모두 결혼식을 잘하는구나.' 친구의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부라는 말이 맞는 말이구나 싶었다. 지인들의 축사와 축가, 그리고 가족들의 웃고 우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부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은 그녀의 인생이고, 나의 인생은 나의 인생이다. 비교할 수 없다.
결혼식 안 한 거 후회 안돼요?라는 질문에 나는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안 해봤기 때문에 나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결혼식을 해봐야 '아이고, 안 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또는 '에이, 괜히 했다.'라는 비교를 통해 후회냐 후회되지 않냐라고 답할 수 있을 텐데, 나는 비교 대상이 없다.
결혼식을 안 하는 것을 마냥 추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각각의 가정마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나는 결혼식이라는 사건으로 내 안에 곪아왔던 '차별'이라는 감정이 터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서른 살이라는 나이에 집을 뛰쳐나왔고 스스로를 극단으로 몰고 갔으며, 결국 내가 나의 엄마가 되어주기로 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상을 살아간다.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이 글을 읽는 그대도 마찬가지이다. 눈치 보는 것을 그만 두자. 스스로에게 하는 나쁜 말을 멈추자. 나를 좀 가만히 내버려 두자. 우리는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비교하기를 멈추는 순간 내 삶은 꽤나 편안해졌다.
이것이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전하고 싶은 최종 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