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Energy)란 뭘까요? 공대를 졸업하였지만, 물리학은 정말 어려운 학문입니다. 그래도 물리학의 기본 개념 정도는 알고 있으니 에너지를 물리학의 개념으로 정의해 보자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우리 주변엔 다양한 에너지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시각적으로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빛에너지가 있죠.전자제품을 작동하게 하는 전기에너지, 물질을 뜨겁게 만드는 열에너지도 있을 겁니다. 에너지는 서로 전환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뀔 수 있고, 화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뀔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에너지는 전환이 되지만 다 합친 총량은 일정하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도 있습니다.
사람도 어떻게 보면 매우 복잡한 화학 물질입니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화학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을 테죠. 이 화학에너지는 신경 전달 작용과 호르몬의 작용으로 인해 전기 에너지나 운동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로 전환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외부로 전달하게 되죠. 물건을 옮기는 일, 운동하는 일, 공부하는 일, 책 읽는 일 모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바깥으로 분출하는 활동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가 가진 고유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무한정 사용할 수 있을까요? 어렴풋이 '그럴 수 없다'라는 걸 경험적으로 우린 잘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총량도 다르다는 사실도 알고 있죠. 하지만 착각을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잠을 푹 자고 일어났을 때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스스로 생각하는 재미있는 활동을 할 때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밤새 게임을 하거나, 새벽에 하는 축구 경기도 볼 수 있죠. 무언가에 몰입하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임에도 오래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무한정 사용할 수는 없을 테죠. 아무리 재미있어도 며칠간 밤을 새기는 어렵습니다.
우리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해야 합니다. 즉, 몰입에도 쉼이 필요한 것이죠.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에서는 에너지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많은 사람이 돈에 대해서는 대단히 엄격하면서 정작 자신의 에너지는 무분별하게 흥청거리며 낭비하고 있다.
저자는 또한 일을 하면서 느끼는 신경성 피로에 대해서 추가로 설명합니다.
신경성 피로의 해답은 무엇일까? 휴식! 휴식! 오직 휴식뿐이다. 일을 하면서도 쉴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피곤함과 번아웃은 에너지가 고갈되었으니 쉼이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무시하다 보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입니다. 제가 계속 강조하듯이 우리의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에너지를 충분히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은 휴식과 잠이 되겠죠. 또한 '멍 때리기'는 뇌를 쉬어주는 아주 건강한 충전 활동입니다. 뇌가 지쳐 있다면 적극적으로 멍 때리기를 허용해 주세요. 이러한 휴식이 있어야 우린 더 힘차게 일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유독 에너지가 넘치게 일하는 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들이 가진 고유의 에너지양보다는 일 사이사이에서 어떤 쉼을 갖고 있는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얼마나 틈틈이 잘 쉬었길래, 평소에도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지?'
저도 바쁜 하루 동안에도 틈틈이 휴식의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합니다. 그래야 일을 하거나 다른 활동을 했을 때 몰입과 집중이 훨씬 잘 되거든요. 스스로에게 에너지가 몇 퍼센트나 남았는지를 묻습니다.
"밤에 잠을 설쳐서 아침 에너지가 평소보다 줄어든 것 같은데?"
"오늘 오전엔 회의와 고객 응대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서 에너지가 30프로밖에 안 남은 것 같은데?"
"오늘은 퇴근하고도 컨디션이 좋은 거 보니까, 에너지가 한 50프로는 남은 것 같네?"
이런 식으로 자신의 몸과 정신의 에너지를 체크한 뒤, 일과 활동을 조절합니다. 만약 아침에 에너지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아 개운하지 않다면, 아침 운동은 생략하고 그날 밤에는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오전 업무로 에너지가 상당히 많이 소모되었다면, 점심시간에 잠깐 자리에서 눈을 붙이죠. 여유로운 업무로 인해 퇴근하고도 에너지가 평소보다 넘치게 남아있다면, 친구와 약속을 잡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에너지를 의식적으로 확인하며 활동을 조절하는 행위는 자신이 가진 고유의 에너지를 현명하게 사용하고 있는 방식인 것입니다.신고은의 <하루 심리 공부>에서는 에너지가 소진된 것을 심리학적 용어로 '자아 고갈'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아 고갈 상태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평소보다 인내심이 떨어지고 감정 조절이 어렵고 미성숙한 태도로 행동한다면, 그건 성격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이전에 어떤 일로 에너지가 상당히 소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괜히 누군가에게 별 일 아닌 것으로 짜증을 부리거나, 의도치 않게 화를 낸 적이 한 번쯤 있을 겁니다.이러한 태도는 부정적 감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자신의 고갈된 에너지가 더 이상 소모되지 않도록 막는 방어기제로도 볼 수 있습니다. 충분히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것을 단 한 번의 부정적 에너지를 분출함으로써 단기간에 에너지를 써서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인 것이죠.
에너지가 떨어진 것을 부정하지 마세요. 아무리 자신이 에너지가 넘치고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가지고 있는 에너지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스스로의 자각과 인정에서부터 우린 생활 태도를 더욱 건강하게 바꿔 나갈 수 있습니다. 내가 정말 필요한 곳에만 몰입하고, 활동을 조절하여 하루에 사용할 에너지를 스스로 관리하고, 에너지가 떨어졌다고 인식되면 스스로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보충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주변사람들에게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에너지가 있어야 목표도 있고 성장도 밌는 것입니다. 돈을 아끼듯 자신의 에너지도 스스로 아껴주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