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작가는 아무나 못하는 거 아니야?"ep.1
그렇다. 작가는 아무나 못한다. 누구나 글을 읽고 쓸 수 있지만, 누구나 작가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작가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일종의 신기함이 묻어있다. 작가로 살아가는 사람이 흔하지 않아서일까, 작가라는 이름이 주는 이유 모를 신비로움 때문일까. 아니면 작가라고 하면서 어떻게 굶어 죽지 않고 살아 있는지가 궁금해서일까. 하하, 농담이다.
위 제목은 내가 실제로 들었던 말인데, 내가 의뢰를 받아 일을 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친구가 말했던 말이다. 제목과 그대로, 작가는 아무나 못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던 말인데, 새로운 ep로 어떤 주제를 풀어볼까 고민하던 와중 문득 이 말이 생각나 이번 ep에서는 어떻게 작가가 되는지, 어떻게 작가로 살아남는지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작가는 아무나 못하는 거 아니야?"
위 질문에 대답을 먼저 하자면, 작가는 아무나 못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작가가 되는 법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가가 되는 법은 엄청나게 간단하다. 글을 꾸준히 쓰면 된다. 너무 간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게 전부다. 꾸준히 하는 것. 자신보다 더 훌륭한 재능을 가진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느껴지는 비참함에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 글을 쓰는 힘만 있으면 된다. 이 힘만 있다면, 글이 써지지 않아 괴로울 때나 글쓰기에 질려 다 놓아버리고 싶을 때와 같은 위기쯤은 가볍게 넘어갈 수 있게 된다. 정말이다.
취미로든, 꿈을 위해서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여러 생각과 걱정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착각 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글이 반응을 얻지 못하고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지 못하는 이유가 자신이 글을 못 쓰기 때문이 아니라 대중들과 평과원들이 자신의 글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만큼 똑똑하고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믿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내가 이를 착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글을 막 쓰기 시작한 시점에서의 작품들은 당연히 어설프고 빈틈이 많을 수밖에 없다. 글을 많이 써보지 않은 초보자니까. 그러니 좋은 반응이나 결과를 얻기 힘든 건 당연한 것이다. 물론 글쓰기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좋은 반응과 결과를 이뤄내는 이들도 있는데, 그들은 타고난 재능의 힘이 큰 것일 확률이 크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글을 쓰기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위와 같은 확신을 하는 것은 착각일 뿐이다. 자신의 실력이 모자란 것이다.
아무튼, 위와 같은 착각에 빠지거나, 자신의 글은 영원히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게 아닐까 하며 온갖 망상에 빠져 끝없는 걱정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착각이나 걱정에 빠지면, 높은 확률로 자신보다 글을 잘 쓰는, 글을 잘 써서 유명해진, 글로 돈을 잘 버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그럼 사람은 무기력해지고, 불행해진다. "나는 왜 저렇게 안 되는 거야", "나에게는 재능이 없는 거야, 전부 의미 없는 거라고"와 같은 말을 스스로에게 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로 글쓰기를 포기할 생각까지 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렇게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고 그 결과로 타인을 시기하고 질투하며 나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어도 글쓰기를 놓지만 않으면 된다는 거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 글을 쓰는 힘만 있으면 된다. 이 힘만 있다면 앞으로 글을 쓰며 그 어떤 고비가 찾아와도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게 된다. 그만큼 비교를 통해 얻는 좌절감과 비참함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정말 치명적이고, 큰 역경이다. 그러니 비교를 이겨내면, 다른 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ep.2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