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조금 더 달달하기를 바랄 때
"내 일상이 씁쓸하니, 달콤한 것을 찾아 떠나는 곳"
오늘도 을지로의 오래된 골목에서 '어서 오세요. 1인용 커피 동호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속으로 인사를 하고 약간 긴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오릅니다.
을지로 분카샤는 을지로3가역 9번 출구 근처에 있습니다. 맞은편 8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동경우동'과 '유빈왕돈까스'에서 점심을 먹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 곳이 후식처럼 떠오릅니다.
그 식당들을 등지고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오면 곧 나오는 사거리에서 살짝 내려오면 분카샤가 있습니다.
지금은 가게가 커져 충무로와 롯데월드몰에도 지점이 있지만 이 곳이 생긴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놓치고 지나가기 쉬운 여기의 간판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文化社(분카샤)라고 써있는 작은 입간판은 출판사나 스튜디오를 연상시켜 1층에서 인쇄소 영업이 활발한 그 건물에 들어가기를 망설이게 만들었지만 막상 들어가니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
타일은 을지로의 오래된 건물 특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지만 간결하게 꾸며진 카페에서는 산도가 손님들을 반깁니다.
후르츠산도의 빵 사이에 풍성한 크림과 신선한 과일이 조화롭습니다.
1인용 커피 동호회의 장점을 살려, 누구 눈치볼 것 없이 손에 들고 한 입 크게 앙 물면 입 안으로 '만족'이 넘어옵니다.
머리가 띵할 정도의 달콤함이 아닌 기분 좋아지는 달달함과 느끼하지 않은 크림 맛이 과일과 잘 어울립니다.
단 맛에 단 맛을 더하며 커피로 끝을 잡아주는 비엔나 커피도 어울리고
과일 음료 메뉴로 상큼함을 더하는 것 역시 제법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저는 몹시 살이 쪘습니다. 첫 사회생활이 생각만큼 말랑말랑하지 않고 씁쓸할 때, 술이나 담배를 찾기 보다는 산도와 단 음료에서 위로와 낙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곳을 원망하지는 않고 운동의 이유를 찾으며 내 삶이 조금 쉽게 달콤해지기를 바랄 때 여기를 찾습니다.
일이 안 풀릴 때는 일이 잊혀지는 달콤함이 때로 그냥 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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