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와, 너희 아빠 멋지다"

진심이다. 그의 성실에 나는 빚지고 있다.

by 산도

"안녕하세요. 저희 아빠에요."


"우와, 너희 아빠 멋지다. 부럽다."


종종 가는 순대국집이 있다.


20250108_173028.jpg


언제가도 성실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장님 덕에

한결 같은 맛과 분위기가 유지된다.


그 날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순대국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있었다.


20250108_172506.jpg


갑자기 사장님 앞으로 초등학생 저학년 남자아이가

와서 반갑게 인사했다.


사장님의 사랑 가득한 눈빛, 아이의 당당한 표정

그리고 가게 벽에 걸린 그의 사진까지

누가 봐도 사장님의 아들임이 확실했다.


그 씩씩한 소년은 고개를 돌려 홀로 밥을 먹던 내게도

꾸벅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우리 아빠에요."


나도 우리 아빠에게 빚을 지고 사는 한 명의 아들이기에

답례했다.


"우와, 너희 아빠 멋지다. 부럽다."


마침 주머니 속에 청포도 알사탕이 몇 개 있었다. 참 다행이다

하면서 아이에게 약소한 선물로 안겼다.


아이가 내게 물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빠 왜 멋져요?"


내가 또 답했다. "이렇게 멋진 공간의 사장님이니까"


약간 고개를 갸웃 거렸지만, 아이는 알겠다는 듯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위로는 그의 성실에 상당 부분 빚지고 있다.


그가 매일 같은 맛과 분위기를 유지해주는 덕에

내가 지친 하루의 마무리를 기분 좋게 할 수 있다.


진심으로 멋진 분에게 멋진 찬사를 보냈다.


20250108_172223.jpg

#점심 #저녁 #순대국 #술국 #머리고기 #안주 #위로 #하루 #마무리 #식사 #아버지 #아빠 #자영업자 #식당 #맛집 #친구 #아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애매한 사이에 조화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