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동파 주의보
이번 크리스마스도 순식간에 지나갔다. 기분 좋은 시간들은 유난히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기대했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니었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였다.
다음날 시엘이 덕분에 일찍 일어났다.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일어난 김에 하루를 일찍 시작해야지 하고 건넌방으로 가서 디아블로를 했다.
아내가 일어났는지 시엘이를 데리고 와서 인사를 건넸다. 아침부터 일어나자마자 게임한다고 핀잔을 주었다. 나는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자기가 아침에 호떡 해준다고 해서 같이 하려고 게임을 일찍 시작했지. 자기 혼자 할 거야?”
“무슨 소리야? 같이 해야지.”
아내가 먼저 준비를 하다가 나를 불렀다.
“자기야, 뜨거운 물이 안 나와.”
요즘 영하 날씨였는데 온수가 언 모양이었다. 당황한 채 아내에게 다가갔다. 날씨가 춥길래 보일러도 돌려놓고 잤는데 온수 파이프가 언 모양이었다. 작년에 반지하 살 때 살면서 처음 온수 동결을 경험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온수 동결을 겪게 되었다.
우선 당장 해결할 수 없어 호떡을 먹고 하기로 했다.
여동생이 나의 브런치를 보고 선물해준 와플 메이커를 사용해 보았다. 요즘 유행하는 크로플 할 때 써야 할 것 같다.
화력이 안전을 위해서인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특유의 노릇함이 보이지 않았다. 호떡은 바로 프라이팬으로 옮겼다.
호떡을 먹고 직면한 온수 동결에 마주했다. 보일러실에 적재된 물건을 빼서 상태를 보았다. 온열기를 써서 공기를 데우면 괜찮지 않을까 했으나 선이 보온재로 둘러싸인 선이 여러 개인데다가 가스배관 및 실외기가 함께 있어 괜히 모르는 것을 함부로 하지 않기로 했다.
철물점에 들려서 보온재를 구매하고 와서 보온재로 감싸 놓았다. 온수 쪽에서 찬 물이 졸졸 나오길래 해결될 줄 알았더니 여전했다. 물을 끓여서 욕조로 옮기고 찬물을 섞은 다음 계량컵으로 담아서 미리 씻었다. 아내는 고무장갑을 끼고 찬물로 설거지를 했고 온수가 없는 불편함은 바로 티가 났다.
관리실에 연락해보니 게시판에 온수 동결 요령을 붙여놓았다고 했다. 맞벌이다 보니 바로 조치를 받을 수는 없어서 퇴근해서 드라이기로 온수 파이프를 녹일 예정이다. 그릴 셔터를 닫았는데도 보일러실이 외부에 있는 것과 다름없어 다른 방안을 간구해야 할 것 같다.
p.s. 드라이기로 20분 정도 아내와 교대로 온수 배관을 녹이니 다행스럽게도 정상적으로 나왔다. 겨울 온수는 정말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