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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May 18. 2024

사랑도 반품이 되나요?

당신은 나의 반쪽

 출퇴근을 하느라 누군지 모를 이웃집을 스쳐 지나갑니다. 가끔 이웃과 같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있지만, 같이 내려도 서둘러 각자의 집을 향해 걸어갑니다. 이웃 중에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굳게 닫힌 문 앞을 지나가기 때문에 이웃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스쳐 지나가며 본 외모가 전부입니다. 가끔 택배가 문 앞에 놓여 있지만, 개인 정보를 엿볼 생각은 없어서 눈여겨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반품”이란 커다랗게 쓰인 글자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온라인 주문을 하다 보면 당연히 생각했던 것과 다르거나, 잘못 배달한 경우에는 반품을 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저와 아내는 사이즈 등 눈으로 보아야 하는 상품은 직접 보고 구매하고, 그 외에는 온라인 주문을 합니다. 그래서인지 반품을 하는 일이 드문 편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웃집의 “반품” 퍼레이드를 발견하고, 오늘도 “반품“을 내놓았을까 하고 보게 됩니다. 하루는 “반품”을 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내가 깜짝 놀라서 물었습니다.

 “자기야, 왜 남의 집 앞을 찍어? “

 “아니, 매일 같이 반품이 나와서 신기하잖아. 글로 쓸 때 사진 첨부하려고.”

 “요즘 개인정보 때문에 민감한데, 문제 생기는 거 아니야?”

 “확대해서 살펴보고, 개인 정보 나오는 부분은 모자이크 하면 되지.”

 “그냥 지우고, 나중에 우리 집 반품 나오면 찍어.”

 “우리는 평소에 반품을 안 해. 업체에서 실수해서 다시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니면.”

 “하긴 그러네. 그래도 신경 쓰이니 지우자.”

 “제목도 생각해 놓았는데, 사진이 없어서 아쉽네.”

 “제목을 뭐라고 생각했는데. “

 “사랑도 반품이 되나요?”

 “죽을래?”

 “아니, 우리 말고.”


 반품도 안 하는 집은 안 하고, 많이 하는 집은 반품을 하는 것 같습니다. 소비의 습관일지, 성격일지 모릅니다. 아내와 저는 소비 습관도 비슷합니다. 중요한 물건은 미리 알아보고, 직접 고르고, 선택하는 것에 시간이 걸립니다. 중요도가 낮은 물건은 가격 비교를 하고 선택을 합니다.

 

 사용해 보고 괜찮으면, 재구매를 하고,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음에 주문을 안 하면 그만입니다. 굳이 리플을 남기거나,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는 일은 없습니다. 저희가 옳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까요. 그들에겐 그들의 생각이 있겠죠.


 요즘 환승 연애, 이혼, 돌아온 싱글들의 연애 프로그램이 많아졌습니다. 문득, 사랑도 소비 습관처럼 “반품”을 자주 하는 사람은 “반품”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f, 사랑도 반품이 된다면

 교환/ 반품 신청

 -어떤 문제가 있나요?


단순 변심

-이성이 마음에 들지 않음

-더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남


시간문제

-만남 이후 초기에는 괜찮았는데, 지속되며 본성이 드러남


사랑 문제

-나보다 다른 것들을 우선시(가족, 친구, 게임)

-콩깍지가 벗겨짐

-자기 관리를 안 함(몸매, 재정)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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