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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방식

필사일지 25.10.05

by 진이랑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떠보니, 아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8시 반이었습니다. 거실에서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아내는 혼자 거실에서 TV를 보는 모양입니다. 휴일에는 8시까지 자고 싶다는 제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고, 아내에게 다가갔습니다. 아내는 동상이몽을 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로 알게 된 정은혜 작가님 부부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은혜님은 사랑 표현에 적극적이었습니다. 대화도 많이 하고 싶어 하고, 스킨십을 통해 사랑받는 것을 느끼고, 언제나 남편과 함께 하고 싶어 했습니다.


남편은 사랑표현은 수동적이었습니다. 대화나 감정표현에 서툴고, 자신만의 공간과 자신만의 시간도 필요로 했습니다.


부부상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1인용 텐트에 들어가면, 자신만의 공간에 혼자 있고 싶어 한다는 것으로 약속하기로 했습니다. 아내는 일반 부부들에게도 필요한 상담 같다고 했습니다.


1인용 텐트에 남편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은혜님이 따라 들어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였습니다. 은혜님과 제 성향이 닮아서 저라면 따라 들어갔을 거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1인용 텐트 사자.”

“뭐래? 그 용도가 아니잖아.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혼자 들어가려는 건데. 자긴 따라 들어올 거잖아.”

“그러니까 좋은 것 같은데, 은밀한 우리만의 공간.”


아내는 저에게 예쁘다,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했으면 합니다. 그럴 때 저는 이 노래를 불러줍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말 걸 그랬죠. 이젠 어떻게 내 맘 표현해야 하나. “

“말로 해. 매번 스킨십만 하려고 하지 말고.”


어느 날,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하는데, 어느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말을 건넵니다.

“안녕하세요. 두 분은 어쩜 그렇게 사이가 좋아요. 매번 볼 때마다 손 잡고 다니면서 웃고 있네요.”


처음 보는 분이었던 터라 민망했지만, 좋은 말을 들으니 하루의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을 표현하지만, 함께라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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