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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Nov 17. 2021

김장 김치

어머니의 손 맛

  우체국에서 소포가 발송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아마 본가에서 보내준 김치였을 것이다. 지난주에 어머니께서 김치를 보내주시겠다며 이사한 주소를 물어보셨었다. 매번 김치를 챙겨주려고 하셔서 사양했었는데 조금만 보낸다고 하셔서 받기로 했다.


 삼 남매가 모두 분가하여 나왔기 때문에 부모님 두 분만 계셔서 김장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에게 보내기 위해 몇 포기를 더 하신 건지 보내주신 양만 10킬로는 될 것 같았다.


 정리하면서 어머니께서 담근 김치의 맛을 보았다. 오랜만에 먹는 어머니의 손 맛이었다. 본가는 짜게 먹는 편이다. 아버지가 짜게 드셔서 다른 가족들도 어려서부터 짜게 먹었다. 짠맛에 길들었지만 의도적으로 싱겁게 먹기 위해 노력을 했다.


 어렸을 때 김치를 먹지 않는다고 어머니께 많이 혼났다. 지금도 그렇지만 신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갓 담근 것을 좋아하고 익은 김치는 찌개로 끓이거나 볶음김치로 해야 먹는다. 어렸을 때는 김치를 안 먹는다고 많이 혼났었다.

김치 냉장고도 없던 시절에 김치를  먹는 것은 상상도   없던 시절이라  담근 김치는 김장철에나 먹을  있었다.


 지금은 김치를 사 먹는 것이 보편화되어 언제나 담근 김치를 먹을 수 있다. 아내도 김장을 할 줄 안다며 김장을 한다고 하기에 둘이 먹을 건데 굳이 김장할 필요 없다고 말렸었다. 익으면 잘 안 먹는 탓에 소량으로 자주 담그는 건 번거롭기 때문이다.  


 아내는 어머니 손이 너무 큰 거 아니냐며 놀라서 용기에 담았다. 한 포기만 보내주신다더니 용기가 3개나 나왔다.

한동안 김치 살 일은 없을 것이다. 익은 이후 잘 안 먹기 때문에 찌개도 끓이고 볶음밥도 하고 김치부침개도 해야 할 것 같다. 김치만 보아도 배가 부른 것 같이 든든했다.


 아내는 김장 김치도 왔으니 주말에 수육을 삶아달라고 했다. 어머니의 손 맛이 담긴 김치와 함께 수육을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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