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을 먹다가

by 보통의 건축가

그깟 떡국일 뿐인데

시간을 아랫목에 깔고 앉아

미끄덩 거리는 한 해를 먹는다

잠시 전투를 멈추고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어느 전장에서처럼

지난 시간과 올 시간이 만나

어색한 화해를 나눈다


나는 한 번도

야도를 막지 못한 술래

검고 깊은 뒤통수가 무서워서

나의 느린 발을 탓하면서

시간의 꽁무니를 달릴 것이다

내년의 오늘이 올 때까지


떡국 한 입에 소원을 담는다

올해는 뛰지 않고

옆을 볼 수 있는 만큼의 속도로

걸어갈 수 있게 해 주세요

늦는 것은 없다고

어차피 우린 모두 술래라고

아들 손을 잡고 가면 더 좋겠네요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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