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전령사 매화와 산수유 [디카시 047]
매일생한 불매향 (梅一生寒不賣香)
신흠의 시집 『상촌집(象村集)』에 수록된 '야언(野言)' 중 한 대목이다.
桐千年老 恒藏曲 (동천년로항장곡)
오동나무는 천 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품고 있고,
梅一生寒 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서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 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질은 그대로 남아 있으며,
柳經百別 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또다시 새로운 가지가 돋아난다.
“恒藏曲”은 글자 그대로 보면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있다”는 뜻이다.
“왜 오동나무에 곡조가 있다고 했을까?”
옛사람들은 오동나무를 거문고나 가야금의 재료로 많이 사용했다.
나무의 울림이 좋아서 악기를 만들면 깊은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恒藏曲의 의미를 쉬운 말로 풀면 “노래를 품고 있다”가 아니라
세월이 흘러도 본래의 기품을 잃지 않는다.
오래될수록 깊은 울림을 간직한다.
겉은 늙어도 속의 가치와 재능은 남아 있다.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 정호승 -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 매화, 산수유를 보고 왔다. 매화 하면 제일 생각나는 시와 산동마을 산수유 풍경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를 오늘의 디카시로 대신해 보았다. 광양 다압의 남도의 매화와 구례 산동의 산수유는 이번 주말이 최고 절정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