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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제 Aug 12. 2024

자녀의 진로가 걱정된다면...

- 공부보다는 자녀의 성격과 흥미· 적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

나는 영어 교사로 27년, 진로 교사로 5년, 관리자로 2년의 세월을 학생들과 함께 일했다. 전공과목보다는 진로 교사로서의 삶에 더 만족하였으며 학생들도 무척 잘 따라 주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오늘과 다음 회에는 학생들에게 진로와 공부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자녀의 성격 흥미 적성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마시멜로를 당장 먹거나 먹지 않거나가 뭐 그리 중요할까? -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미셸(W. Michel) 박사는 1966년에 만났던 653명의 네 살배기 꼬마들을 15년 후 십 대가 된 다음에 다시 만났고, 1981년 그 유명한 마시멜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삶 전반에서 참지 못한 아이들보다 대학 입학시험(SAT)에서는 또래들에 비해 뛰어난 성취도를 보였다. 심지어는 부모의 평가도 훌륭했다.     

이후의 추적 연구는 인내하지 못한 꼬마들이 비만, 사회 부적응 등의 문제를 가진 어른으로 살고 있는 데 반해 인내력을 발휘한 꼬마들은 성공한 중년의 삶을 살고 있음을 보고했다.      


마시멜로 효과는 너무나 강력해서 지능지수보다도 더 예측력이 우수했고, 인종이나 민족에 따른 차이도 없었다. 자녀의 성격과 적성을 파악하는 일은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      


나에게 손녀가 태어나서 4살이 된다면 제일 먼저 해보고 싶다.      

“혜진아~~, 네가 좋아하는 핑크볼 젤리스틱 사 왔다. 할아버지랑 같이 맛있게 먹자”

그리고 할머니는 식탁에 아주 먹음직스럽게 펼쳐둔다. 나는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관찰하기 위해 비밀리에 설치한다. 이제 금방이라도 먹으면 되는 그 순간….

“앗 ~ 할아버지가 차에 중요한 물건을 두고 왔네, 잠시 기다려 줄래?” 그러고는 15분 동안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관찰한다. 초등학생이 되면 다시 치킨으로 다시 한번 관찰하여 보려 한다. 성격과 흥미·적응은 변할 수 있는 법이니     


혹시나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 일지라도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 인간에게는 다중지능이 있어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에 적합한 다른 지능이 발달한 경우이니 어떤 지능을 발달시킬 것인지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성공하는 인생을 위해서 인내심과 암기력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 MBTI 검사로도 어느 정도는 성격과 직업 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     

 

MBTI와 관련된 검사와 직업의 유형은 브런치 스토리와 온라인에서 그리고 서점에 많은 책으로 발간되어 자녀와 함께 읽고 공부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성격과 적성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는 다중지능검사 그리고 애니어그램 검사가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직업 가치관에 관한 인식이다. 자신의 직업에 두는 가치를 말한다. 나는 진로 교사 시절 이런 것들을 종합하여 나만의 도표를 완성하여 학생들에게 적용해 보았다. 이 도표만 보고 있으면 이 학생의 전체적인 성격과 진로의 방향이 나온다. 그리고 상담을 하면 한결같이 학생들은 말한다.     


“선생님 돗자리 깔고 사주팔자 보셔도 되겠어요~”     

알고 보면 자신이 제공한 자료를 해석한 것뿐인데.   

    

< 학생상담용 진로카드입니다. 필요하신 분은 한글파일로 다운받아 가셔도 됩니다. >

   

< 대화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


- 설득은 아버지의 몫, 관찰은 어머니의 몫-


자녀의 성격과 적성을 파악하였다면 라포형성과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일은 아버지 몫이며 관찰은 어머니의 몫이다. 자녀의 흥미·적성은 수시로 변하여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찰(觀察)이 필요하다.      


흔히 우리는 자녀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녀보다는 자신의 흥미 분야에 더 관심이 많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기적 유전자를 타고났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는 자녀에게 관심이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매일 반복되는 자녀와의 생활로 서로에게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제일 쉬운 일은 남을 평가하는 일이고, 가장 힘든 일이 자신을 아는 일이라고 했다.

관찰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말하며 관찰한 결과를 관찰일지로 적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관찰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자녀의 성격과 적성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녀의 성장은 부모의 관심(觀心)  → 관찰(觀察) → 통찰(通察)의 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관찰의 단계를 거치고 관찰일지를 기록했다면 제일 결정적인 단계인 통찰(洞察)의 단계로 가야 한다. 통찰이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부모가 관심과 관찰의 과정은 잘 만들어 가지만 자녀 교육에 실패하는 경우는 통찰이 부족해서이다.      

통찰이란 관찰의 결과를 두고 어떻게 아이에게 해법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해결책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어머니 대부분은 간섭(干涉)으로 들어간다. 간섭이란 부당하게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말한다.    

간섭과 통찰의 차이는 자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대화의 양(量) 보다 대화의 질(質)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간섭은 어머니의 잔소리로 여겨지며 잔소리로 여겨지는 어머니는 권위를 잃게 되어 자녀교육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간섭과 잔소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민하면서 계속 지켜보면서 통찰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일 때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자녀와 독대해야 한다.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김유신 어머니의 통찰을 통한 해결책을 살펴보자

술과 향락에 빠져 기녀 집에 다니던 어린 김유신을 관찰한 어머니는 눈물로 호소하는 것으로 통찰의 해결책을 제시하여 훌륭한 인물로 성장시켰다. 관찰과 적절한 시기를 찾아 통찰의 해결책으로 눈물로 호소한 것이다. 그 대화 속에는 어머니의 고뇌가 담긴 오랜 시간의 의미가 섞여 있었다. 간섭은 결코 대화가 아니다.   

        

<성격과 흥미·적성을 파악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와 함께 여행하기이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유럽의 귀족들은 그랜드 투어를 떠난다고 한다.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도 자녀와 체험학습을 통한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한다. 학교 개근하는 것이 성실함의 상징으로 무척 중요하게 여기던 시절은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책 속에서 지식을 얻는다면 여행 속에서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여행이 진로와 관련되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행은 떠나기 전에 여행계획서를 부모와 같이 제작하여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계획하면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여행 중에는 일상에 없던 일을 새롭게 발견(serendipity)하여 새로운 영감과 생각을 가지게 되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며      

여행 중에 만나는 문제해결의 연결고리는 실제로 살아가는 인생 현장에서 연결고리를 미리 경험하는 장(場)을 제공한다.      

여행 후에 계획서를 정리하여 글로 남기면 문장력과 논리력까지 기르기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학생들과 3개월 동안 사전 계획하고 준비하여 런던과 파리를 12일 동안 배낭여행으로 다녀왔다. 그리고 다녀온 후기를 책으로 제작하여 자신의 여행 기록을 정리하였다.>

'경험만큼 훌륭한 교육자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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