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아침 집필(?)을 마치고 여유 있게 유튜브를 켰다. 내 삶과 관심을 보여주는 알고리즘에 다행히도 CBS의 "새롭게 하소서"가 뜬다. 그중 예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한 영상을 틀었다.
류하은 간호사님이 출연하신 편이었고, 260만 명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고 해서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하며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어떤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요양 병원에 입원한 어르신들을 마치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하듯 너무도 따뜻하고 예쁘게 대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어 방송에까지 출연하게 된 것이었다.
그 영상을 거실 카펫 위에 누워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뭐지… 뭐지… 하다가… 더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센가 일어나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한참을 울고 나니,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이 슬픈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그렇게 감동적인 것도 아닌데, 감성적이지 않은 나의 가문 눈물샘은 왜 갑자기 터진 걸까…
그리고 과거 오열했던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20년도 이전인 2004년, 나름 열정적인 신앙생활을 하던 대학생 시절, 종교가 없던 친한 두 친구를 데리고 영화 패션 오브 더 크라이스트를 보러 갔을 때였다.
그때 넘어진 어린 예수를 어머니인 마리아가 달려가 안아주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와서 꺼이꺼이 울었다. "남자" 친구들이 양 옆에 앉아있는데 아주 민망했던 기억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주 비슷한 것 같다. 그제 내가 그 간호사의 영상을 보고서 눈물이 난 이유와 영화의 그 장면에서 내가 오열했던 이유가…
"사랑이 아니었을까?!"
소중한 사람에게 하는 사랑의 표현이 내 가슴을 뜨겁게 한 것이 아니었을지… 그게 내 속의 차가운 얼음을 녹여 밖으로 흘러나오게 한 것은 아니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원래도 그런 사람이었지만,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메말라 가는 것을 느낀다. 재고 또 재고, 따지고 또 따지고…
그제와 같이, 또 과거 친구들과 함께 있었을 때와 같이, 편견 없는 깨끗한 사랑을 느끼고 싶다. 또 그렇게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