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결혼이야기 6
많이 힘들었습니다.
지독한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가장 슬픈 건 앞으로도 그렇게 맞으면서 살아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마지막에 말했습니다.
넌 나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그당시는 너무 힘들어서 그저 벗어나고만 싶어서 사랑은 사치에 불과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그때를 돌아보니 문득 그사람이 나에게 했던 것들이 사랑이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나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었나 봅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되돌아보니 그사람의 의처증도 사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사랑을 해줘야 될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떻게 아껴줘야 될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사랑의 방법을 알았었나 물어보면 나 또한 몰랐습니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0대의 그사람은 사랑의 방법을 모르고 그저 윽박지르고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지금은 그때의 그사람이 안타깝습니다.
처음부터 차분히 다시 채워나가면 되는데 그걸 몰라서 빨리 채우려고만 하다가 중간의 단추마저 뛰어넘어 완전히 어긋나게 되어버린 것이죠.
몇번이고 처음부터 다시 채울 기회가 있었는데 본인이 맞다고만 우겨댔습니다.
잘못 채워졌다고 몇번 말을 했었지만 처음부터 다시 채우라는 말을 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나 또한 처음부터 다시 채우는 방법이 있다는 걸 몰랐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다시 채우고 싶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저 그 옷을 벗어버리고만 싶었습니다.
그냥 다른 옷을 입고 싶었습니다.
삐뚤어진 채 입은 옷은 나에게도, 그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이쁠 수가 없습니다.
그사람은 후회를 했을까요?
분명 후회를 했을 겁니다.
시간이 흐른 후, 알았을 겁니다.
그때 본인의 행동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요.
뒤늦은 후회를 했을 겁니다.
아이에게라도 잘 했으면 좋았을 것을…..
어쩌면 처음부터 아이를 만나러 오지 않으려고 한 건 아니었을 지도 모릅니다.
돈 많이 벌어서 당당하게 오고 싶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은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