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 나는 아침

남편의 생일상

by 뚜와소나무

우당탕탕 안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잠이 깼다.

눈도 다 뜨지 못한 채로 비틀비틀 걸어서 식탁으로 갔다.

중학생 작은애가 아빠의 생일상을 차려놓고 우리를 깨운 것이었다.


알람시계를 머리맡에 두고, 평소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일어났다고 했다.

대단한 정성이다.


나는 소머즈의 눈으로 식탁을 훑어봤다.

저쪽에 제멋대로 튀겨져 옷이 반 즈음 벗겨진 전유어가 보였다.

냄새부터 비렸다. 덜 익었나?


수저를 들어 미역국을 먹는 순간,

쇠고기와 미역줄기가 따로 노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도 쟤가 한 게 틀림없겠군.’ 생각했다.

심지어 미역이 덜 삶아져 질겼다. 물비린내도 나는 것 같았다.

나는 ‘참자, 참아!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라며 미역을 잘근잘근 씹어서 꾸울꺽 삼켰다.

정신이 좀 든 우리 부부는 식사를 하면서 생일 덕담을 나눴다.

나는 두 눈에 하트 뿅 뿅을 달고 남편에게 “자기, 태어나줘서 고마워.”라 했고,

남편은 미소를 지으며 “나랑 살아줘서 고마워.”라 말했다.

그때 둘째 아이가 우리의 대화에 옆 발차기로 들어왔다.

"아빠, 정자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태어났어요."


헉!

하여간 그날 아침 식탁엔 비린내가 진동하였고,

정성만 갸륵한 고문의 밥상이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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