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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사랑하는 법

3. 나를 알아가기

by Sarakim

아직도, 나도 나를 모르겠다.

20대 중반쯤의 나는 내가 아는 게 전부인줄 알았다. 내가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다.

나의 경험과 지식을 엄청난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까불고 다녔었다.

내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를 어필하고 살았다.

그게 나의 낮은 자존감을 올려주는 유일한 방법이지 않았나싶다.

SNS 세상 속 나는 예쁘고 행복한 모습을 꾸며내며, 집착하며 살았다.

그것이 의미없는 삶인 걸 알고나서 비공개계정으로 돌려버렸다.

그때의 나와는 정반대로 남이 내 일상을 보는게 불편해졌다. 어떤 계기가 있었을 거다.

모든 일에는 계기가 있다. 인간관계의 실패와 부딪힘, 아니 실패라고 하고싶지는 않다.

그것도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발판이 되었기에.

어떤 풍파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고, 이별하고 아파하고의 반복이 지금의 내가 있게 해주었다.

어릴 적 나를 돌아보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도 해보기 전에 이미 연애를 하고 있었다.

아무런 고민없이 감정에 이끌려하는 연애는 경험치만 쌓아줄 뿐, 진짜 내 사람을 만난 게 아닌 이상 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는 듯하다.

물론, 현재는 평생을 함께 할 내 사람을 찾았고, 몸도 마음도 안정을 찾아 살고 있다.

연애의 경험치가 내 사람과의 행복한 오늘은 만들어주는 건 사실이다.

잠깐 연애를 쉬자, 마음먹고 쉬던 기간이 있었다.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시간동안 책도 읽고, 가족과의 시간도 보내고, 주말에 잠만 자기도 하고

어제의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봤더니 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되었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를 위해 내 시간을 쓰기만 하지 말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다보면 조금씩 나를 알아가는 계단을 밟게 된다.

회복과 치유가 되고, 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그 과정을 꼭, 거쳐보길 바란다.

그렇다고 지금하는 연애를 꼭 그만두라는 것은 아니다.

연인을 위해 쓰던 내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써보기도 하고, 잠깐 생각을 꺼두는 시간도 가져보라는 거다.

역시 그 과정에 연인과의 전적인 신뢰와 양보가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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