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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帝(백제) 백제성(七言律詩, 拗體)

by 오대산인

白帝(백제) 백제성(七言律詩, 拗體)


대종 대력 원년(766) 가을, 기주에 머물러 살 때 지음. 전년 10월 검남서산절도도지병마사 최간이 절도사 곽영예를 죽이고 성도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그 이후 사천 지방의 군벌이 해를 이어 혼전을 벌여 백성들이 대량 사망했으며, 산 자들은 잔혹한 착취에 시달려 살기가 어려웠다. 이 시는 그런 정황의 견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 백제성은 왕망(王莽)의 신(新)나라 때 공손술(公孫述)이 촉땅에 할거하고 칭제하며 세운 것으로, 기주 동쪽 5리의 백제산 위에 있다.


白帝城中雲出門(백제성중운출문) 백제성 안에서 구름이 문을 나서자

白帝城下雨翻盆(백제성하우번분) 백제성 아래 항아리 들이붇듯 비가 퍼붇네.

高江急峽雷霆鬪(고강급협뇌정투) 강물 불어 협곡에 급류 흐르며 천둥 번개 다투고

古木蒼藤日月昏(고목창등일월혼) 오래된 나무 푸른 등나무 숲 위로 해가 어둡다.

戎馬不如歸馬逸(융마불여귀마일) 전장의 말은 돌아와 편안한 말 같지 않거늘

千家今有百家存(천가금유백가존) 천 가구가 지금은 백 가구만 남고 말았네.

哀哀寡婦誅求盡(애애과부주구진) 서러운 과부는 가렴주구에 남은 것이 없으니

慟哭秋原何處村(통곡추원하처촌) 어느 마을 가을 들판에 통곡소리 들리나!


* 운출문(雲出門) : 백제성이 높다란 백제산 위에 있어 멀리서 보면 구름이 성문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임.

* 융마(戎馬) : 전쟁에 쓰이는 군마(軍馬)를 가리킴. 《노자》 : “천하에 도가 없게 되면, 융마가 들판에서 새끼를 낳는다.(天下無道, 戎馬生於郊.) * 귀마(歸馬) : 전쟁이 끝난 뒤에 방목하거나 농사에 쓰는 말을 가리킴. 《서경》 : 무를 누그러뜨리고 문을 닦으며, 말을 화산의 남쪽으로 돌려보냈다.”(乃偃武修文, 歸馬於華山之陽.)

* 주구(誅求) : 강제로 징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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