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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검은 액체

by 트래거

검은 액체에 빠져든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우주에 있는 듯

한 번 휘저으면 블랙홀 속으로

빠져드는 든다.


카페인이라는 약물에 중독된 나는

더 강한 자극이 아니면

문제가 없다.

아니 없었다.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몸은 예전처럼 카페인을 받아들이지 못해

새벽에 한 시간 더 일찍 눈이 떠지기도 하고,

화장실을 자주 가기도 한다.

괜찮아,


새벽의 친구가 이야기한다.

커피를 줄이니 잠을 더 잘 자 ~

나에게 커피를 알려준 그 친구는 커피를 끊으려고 한다.

나는

"축하해! 검은 액체 속에서 나온 걸."

하면서 씁쓸한 액체를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며

생각한다.

'난 끊지 않을 거야.'

왠지 이걸 끊으면 널 잊는 것 같거든.


검은 액체를 한 모금 입에 넣고

오늘도

너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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