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산책하는 인간의 길을 막고 서 있는 커다란 사마귀를
본 적이 있어
무서울 것 없이 모든 것들을 바라보는 모습에 최근에 자신감이 없어진 나의 모습이 초라하게
다가와
같이 걷던 이는 무서워하며 멀리 돌아가는데 그 모습에 의기양양하듯이 더 몸을 들어 올리는
사마귀
당당한 그 모습이 보기 좋아서 한참을 나는 보다가
아내에게
"J야 이 녀석 암컷 같아. 이 정도 크기는 사마귀 암컷이 분명해."라고 대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넌지시 이야기하며 조금 더 그것을 보았어. 너는 옆에서 팔을 잡아당기며
"몰라, 빨리 가자." 걸음을 재촉했지.
5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까 보다 더 큰 까마귀가
여왕의 자태를 뽐내며 다시 길 한가운데 서 있었어.
따사로운 햇빛을 온몸을 태닝 하듯이.
무서워하는 J에게
"사마귀는 암컷이 짝짓기 후에 배가 고프면 영양 보충을 위해서 수컷을 잡아먹어. "
이 세계에서는 수컷은 을중에 을이거든.
나도 너에게 잡아 먹힌 걸까?
나의 자유와 영혼이 먹이감으로 먹혀버린 걸까
어렸을 때는
사마귀가 무서웠어.
사마귀에 물리면 몸에 사마귀가 나는 줄 알았거든.
무지하여 피해 다녔던 사마귀를
오늘은 가만히 오래 보고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