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지금 확진자가 나와서 아이들을 바로 하원시켜야 합니다. 빨리 와주세요."
출근한 지 두 시간이 채 안 됐는데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다. 코로나 확진자라니! 그건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일 아닌가! 글로벌 세계가 되니 좋은 것도 많지만 불편한 것도 참 많다. 미국 경제가 붕괴되니 전 세계가 휘청거리고 사스, 메르스, 코로나 등 급성 전염병도 함께 앓는다. 먹물 한 방울이 화선지에 떨어지면 순식간에 번져가듯이 글로벌 시대에서는 어느 한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 무섭게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세계의 전염병들은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스를 통해 외출 후 비누로 손 씻는 습관이 생겼다. 코로나덕에 손을 비누로 대충 씻는데서 그치지 않고 30초 동안 구석구석 비비기 시작했다. 30초를 위해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모두 두 번씩 불러봤을 것이다.
사실 손 씻기는 일도 아니다. 2019년에 홀연히 출연한 코로나는 나라 간 왕래를 끊더니 끝내 세계인의 코와 입마저 봉쇄했다. 눈만 빼고 다 가린 우리는 마스크 너머로 서로에게 최소한의 말만 주고받는 게 일상이었다.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우리" 문화도 "내" 인생으로 이전됐다. 무엇이든 다 같이하는 게 미덕이던 과거에서 지금은 나 혼자, 또는 마음 맞는 소수끼리 모이는 게 더 편하다.
세계화는 이렇게 금융과 위생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 의식도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는 함께 잘 사는 품앗이가 미덕인 혼을 지녔다. 그러나 요즘은 개인주의라는 급물살에 우리 고유의 혼이 깎아져 나가고 내가 잘 먹고 잘 사는 게 급선무인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른 문화가 과연 다 좋은 것일까?
세계화를 통해 각 나라는 지구라는 판 위에 세워진 도미노가 되었다. 어느 한 나라 무너지면 다른 나라도 속수무책으로 쓰러진다. 중간에 살려보려고 해도 번지는 불행의 속도는 걷잡을 수 없다. 이렇게 내 것 네 것 할 수 없이 모든 분야에서 온 지구가 하나가 되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