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취미 살롱
나만의 목도리랑 귀도리를 만들어요!
나는 손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 자신 있다. 어릴 적부터 틈만 나면 사부작사부작 나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모전녀전인가 나의 딸들도 그림 그리고 도안으로 만드는 것을 즐긴다. 조용해서 보면 입을 쭉 내밀고 손끝으로 종이를 꾹꾹 누르며 무언가를 접고 있다. 황급히 테이프를 뜯어서 덕지덕지 붙일 때는 자르면 안 되는 영역을 자른 것이다. 아이들이 작품 세계에 빠졌다가 현실로 돌아오면 풀자국과 종이 자투리가 수북이 남는다. 자투리가 많이 남을 수록 우리 삶에 행복이 쌓인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를 홀린 현수막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어른들을 위한 취미 살롱 뜨개질편이었다. 고등학교 가정 시간에 바느질을 배운 적은 있지만 뜨개질은 배운 적은 없던 터라 반가웠다. 마침 아이도 자기 목도리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바로 신청했다. 수업 첫날 뜨개실과 대바늘, 코바늘을 받았을 때는 금손이라 믿었던 내 손이 척척해낼 줄 알았다.
쉽게 봤던 뜨개질은 나에게 넘기 힘든 산이었다. 실을 감으면 풀어지고, 대바늘을 놓쳐서 또 풀어지고의 연속이었다. 6주 수업 중 3주간은 헤매느라 그만둘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다들 잘만 만드는데 나는 여전히 첫매듭을 짓고 있었다. 그동안 하도 실을 뜨고 풀고를 반복해서인지 실도 보풀때문에 화가 난 듯 한껏 부풀어 올랐다.
내가 헤매는 동안 사람들은 벌써 목도리를 다 만들고 귀도리를 뜨기 시작했다. 어차피 늦은거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힘을 꽉꽉 주며 한 줄 한 줄 떴더니 나도 금세 목도리를 완성했다. 완성한 목도리는 비록 보풀 투성이었지만 엄마 사랑이 듬뿍 담겨 아이가 하루종일하고 다녔다. 엄마 품같이 포근하다고 잘 때도 하는 아이를 보며 나는 바로 귀도리를 뜨기 시작했다.
언니 것만 만들어줬다고 서운해하는 둘째 거에는 무늬도 넣어주었다. 조금씩 응용하면 나만의 특별한 것이 되기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지난겨울 내내 뜨개질만 했다.
찬바람이 불어 다시 뜨개실을 꺼내 들었다. 첫째한테 만들어준 첫 번째 목도리가 보풀이 심해 버리면서 같은 색으로 다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었다. 작년 봄에 조금 만들다 쭉 쉬고 있던 실을 어젯밤에 다시 꺼내 들었다. 뜨다 만 것을 들고 처음에는 기억이 안 나서 뜨고 풀고를 한참동안 반복했는데 마침내 기억나서 다행이다. 올해도 고객맞춤의 목도리를 따숩게 떠야겠다.
우리는 인생의 교훈을 유명한 책이나 강연에서 얻으려고 한다. 하지만 주변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내 삶을 에워싼 모든 것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뜨개질뿐만 아니라 글쓰기, 미술, 요리 등 내가 접하는 모든 것들은 나에게 항상 말을 한다. 나보다 잘하는 남들을 보며 너무 초조해하지 말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나만의 길을 걸으라고. 나보다 앞선 이를 보며 초조해하기 보다는 내것에 시간과 노력을 차곡차곡 쌓는 것만이 답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