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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May 23. 2022

전쟁의 또 다른 참상, 우크라이나 환경 오염

침공 과정에서 배출된 오염 물질이 문제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한 지 3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그 사이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했고, 그들의 삶의 터전은 폐허로 변해버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정치,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환경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어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 내 공기와 수질, 토양 등 환경을 크게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아동들의 발달 지연, 암과 호흡기 질환 등 민간인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우선, 침공 과정에서 배출된 오염 물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지 오염 상태를 조사 중인 우크라이나 환경단체 에코액션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크 등 격전이 벌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오염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화학 공장과 댐, 정유 시설 등 수천 곳이 파괴되며 엄청난 양의 유독 가스와 중금속, 먼지를 포함한 오염 물질이 배출된 탓이다. 환경·보건 전문가들은 이를 정화하는데 수년 이상이 걸릴 것이며, 오염물질이 바람과 하류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폐수 문제도 심각하다. 우크라이나의 환경 피해 지역을 모니터링하는 환경 단체 팍스(PAX)는 우크라이나의 댐을 포함한 12개 이상의 상수도 시설이 파괴되거나 손상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폐수가 그대로 강으로 방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 있는 수백 개의 저수지에는 광업 및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약  60억 톤에 달하는 액체 폐기물이 저장돼 있기에 시설이 파괴될 경우 독성 화학물질이 인근 땅이나 강으로 유출되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윌렘 즈바이제부르크 프로젝트 리더는 “전쟁 상황에서 환경 피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경은 다른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쟁에 따른 환경 오염을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뿐만 최근 석탄 사용량 증가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가 크다. 각국에서는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안정적인 전력 생산을 유지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 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10%에서 침공 이후 13%로 확대됐다. EU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는 약 40%에 달했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석탄 사용량 증가 추세로 볼 때, 최소 2024년까지 석탄 소비량이 증가할 것이며, 석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최소 30억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IEA는 “현재 나타나는 지표들은 세계 각국의 탄소 중립 목표와 현실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주요 경제국들이 러시아산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전략으로 화력발전을 늘리며 화석연료 감축 정책을 계속해서 무시하게 된다면 전 세계 탈탄소 정책이 이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렇다면 탄소중립에서 약속한 지구 온도 상승폭 제한 목표인 1.5도를 지키지 못할 수 있게 된다.


전쟁은 그 자체로도 참혹하지만 종전된다고 해도 그 지옥은 끝나지 않는다. 전쟁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피해는 막대하다. 전쟁은 단순히 정치, 경제적 이권의 문제를 넘어 많은 사람의 터전을 빼앗고, 정신을 파괴하고, 또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을 폐허로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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