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감정
놀란 토끼마냥 쫑긋
양가감정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마음이다.
왔다갔다하는 자기 마음을 자신이 알면서도 하나의 마음으로, 하나의 감정으로 붙잡고 있기가 힘들다.
양가감정은 자신의 경험과 체험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시간이 필요한 감정이다.
나의 지나온 흔적들, 과거의 기억들을 쏟아낸다고 해서
폭포수를 마시듯 쾌감을 느끼거나 시원하지는 않다.
원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새내기 작가일 때
아직은 내가 알려지지 않았을 때
나의 아픔을 토해내듯 하는
속에 뭉쳐진 응어리들이
쓴뿌리들이
재채기처럼 나오는 게
언젠가는 나올 일인지도 모르겠다.
나올만할 때 나온 것이라고 보고 싶다.
B감정
나이 먹은 값하는 냥
차분히 명상에 잠김
정리가 필요한 시점
변곡점(전환점)에
와 있음을 알아챔
나는 변곡점에 온 것 같다. 나의 일상에는 나를 자극시키는 요소가 지금은 없다. 그러함에도 나를 돌아보게 된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 주변인들이 보기에는 결혼생활이 평탄한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 현실은 파노라마였었다. 결혼생활이 평탄한 사람은 사실 없을지도 모른다. 그게 삶이고, 인생이기 때문에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아픔이 있다. 단지 들어내지 않고 감추고 살아간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의 이유가 목표가 각양각색이지만 출간을 목적으로 또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로 큰 꿈을 갖고 글을 쓰시는 분들도 많다. 나 역시 그중에 한 사람이다.
나는 황보름 작가처럼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 나는 소설을 이렇게 생각한다. 소설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설은 읽을 만하다. 소설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살아갈 희망을 준다. 그리고 아픈 사람들이 그 아픔을 치유하여서 자신의 삶을 잘 찾아가는 삶으로 만들어준다.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
지금 내가 쓰는 글은 그런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가는 과정 중에 있다. 과정을 너무 아프게 여기지 않고 가려고 한다. 다큐가 필요한 곳은 쓰되 문학성을 살리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을이 아니다.
나는 이제 을이 아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갑도 아니다. 갑의 위치에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을의 위치에 있지도 않다. 자신을 지킬 수 있을 만큼의 위치에는 있다. 그 4년이 나를 지킬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사고의 전환으로 보면 감사한 일이다. 아픔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의 방향에 대해서도 깨닫게 해 주었다.
어떤 스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었다. 귀인은 자신이 만드는 거라고 했었다. 나쁜 일이 있어도 자신의 발전으로 만드는 계기나 동력으로 만들면 그 일, 그 사람은 자신에게 귀인이 되는 거라고 했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나는 내게 일어난 일, 사람으로 내가 더 커졌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신 분, 또 나를 지켜준 신,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나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나를 위한 피난처를 늘 주셨었다. 내가 안전감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도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의 또 다른 꿈은 꿈과 비전을 잃은 청소년에게 꿈과 비전을 줄 수 있는 멘토를 이어주는 사업을 하려고 한다. 지역사회에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이지만 자신의 꿈과 비전을 찾아 도전하는 삶을 살아서 성공하신 분들이 계시다. 그런 분들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청소년들과 연결시켜서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이고 밝은 삶의 지표를 주고 싶다. 예술은 삶을 윤택하게 해 주고 밝은 빛을 준다. 언젠가 이루고 싶은 꿈이다.
그간의 센티멘털한 감정들을 날려버리려고 한다. 사랑에 대해서 용감해지고 싶다. 심리학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개념들, 여러 가지 말들을 불식시키고 싶다. 그 수많은 일들, 사건들이 있었지만 나의 5개월은 사랑뿐이었다. 그 사랑이 나를 지지해 주어서 지금 나는 안정감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 사랑은 누구나 서툴고 유치하고 어떻게 보면 나약하다. 또 사랑은 단단하다. 서로가 믿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올 수가 없었다. 그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