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한테 놀라서 가슴이 철렁거린다.

by 김현정

어쩌다 이런 실수를 자꾸만 하느냐!!!


또 가슴이 철렁거렸다. 내 눈을 의심했다.


어쩌다 보니,

그 어쩌다 보니가 아니다. 기가 막혔다. 이 기막힘에도 살구멍이 생기니, 가상한 것인가?

??????????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일어나니 오전 12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밤 10시 30분에 접수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긴장이 풀렸는지 아니면 밤 9시 30분 넘어서 뒤늦게 먹은 저녁식사로 몸이 노곤해서인지 소파에서 깜박 잠들었다. 잘만큼 잤는지 일어났다. 접수해야지,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아뿔싸, 오전 12시 15분이었다. 이를 어째! 놀라서 까무러칠뻔했다. 놀란 가슴 진정시키려고 욕실로 갔다. 양치를 하고 손을 씻고 렌즈를 빼고 볼일을 보고 일어나니 그 짧은 순간에 잘 됐다!라는 생각이 든다. '애송이'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나는 애송이가 아닌가. 정성을 쏟고 노력을 하고 라이킷을 수없이 받고 구독자수가 대단한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제 갓 시작한 내가 접수라니, 가당치도 않다. 그 접수하고 싶은 마음에 오늘 지금까지 쓴 글들을 시리즈로 정리해 보고, 서랍 속에 깊이 넣어둔 마음속 깊은 내 꿈을 열어보았으면 됐다. 다음 기회가 있다.


내볼까? 말까?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시간을 끈 게 아니냐. 그렇게 금방 정리가 끝난 내 마음이, 안도하자마자 믿고 싶지 않은 몽둥이를 맞았다.


오늘 정리를 한 브런치 시리즈에 연재브런치에 글 한 편이 들어가 있었다. 아! 참, 낭패다. 그 꼼꼼하고 철처하고 대단했었던 입시 논술 강사가 맞나? (6화)라고 쓰여 있는 그 목차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못 볼 것을 봤는 것처럼 내 속에서 나한테 "쯧쯧" 혀를 찼다.


연재 브런치북에 발행할 글을 제대로 체크하지 않고 발행해서 두 번이나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변명하고 해명했다. 그러면 나는 세 번이나 실수를 했다. 안 꼼꼼하고, 실수를 세 번 반복했으니, 잘못이 되었다.


죽상이 되어버려야 마땅한데, 그래도 살길이 있는지? 예전 같으면 후회로 반성으로 한참 힘들 것인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제 잘못에는 묵인을 잘하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그래도 괜찮다, 죽을 일이 아니다. 스스로 살구멍을 만드는 것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사는 게 편안해졌는지, 그렇게 마음을 먹어야 또 살 수 있는 것인지?


참,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오늘 잠은 다 잤다. 접수를 못한 게 문제가 아니라 나는 연재에 올려야 될 실수의 발행 글 한 편을 내 중요한 시리즈 브런치북에 넣어서 나는 오늘 잠을 설칠 것 같다. 첫 실수였던 게 마지막 세 번째 실수로 이어졌다. 나 같은 작가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작가들의 글에는 그런 게 없었다. 나 같은 작가는 딱 나, 한 명뿐이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오전 12시 35분쯤부터 앉아서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다독이고 있었다. 그리고 글을 끝내고 난 뒤, 자다가 부스럭, 일어난 남편을 나는 불렀다. "위로가 필요해요." 내 이야기를 들은 남편이 하는 말, "어떡하겠어. 고칠 수가 없는 걸. 그냥 지나가야지." 그 말에 스르륵, 잠이 몰려온다. 그래, 자야겠다. 어차피 그렇게 된 일, 나라는 사람이 이제는 그 예전 똑부러진 논술강사가 아닌데, 지나가자, 또) - 10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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