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자세처럼 흔들리는 마음도

요가는 흔들리지 않아.

by 기쁨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엄마.. 나 차 사고 났어.”

가슴이 쿵 내려앉고 머릿속이 마비되었다.

허겁지겁 달려간 그곳에서 아이는 울고 있었다.

응급실에 가고, 입원을 하고,
아이를 진정시키고, 돌보았다.
다행히 사고의 규모에 비해 크게 다치지 않아
금방 회복할 수 있었지만,


그날 이후 내 삶은 잠시 멈췄다.

다행이라는 생각,
회복되는 아이를 보며 느낀 감사,
남편과 아이와 함께 웃으며 보낸 하루하루.
그럼에도 일상은 돌아오지 않았다.

요가도, 글쓰기도 모두 멈췄다.
하고 싶지 않았다기보다,
할 에너지가 없었다.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
머리는 복잡하고 마음은 계속 심란했다.


미리 예약해 두었던 요가 수업에 갔다.
수련 중에도 머릿속은 뿌옇고 집중이 안 됐다.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 있었고,
오직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맴돌았다.

그러다 선활자세를 하는데,

도무지 균형이 잡히지 않았다.
몇 번이나 실패하자 문득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리에 힘을 주고,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오히려 더 흔들릴 뿐이었다.

그래서 다시 정신을 집중해
한 곳을 응시해 보았다.

그 순간, 신기하게도 머릿속 안개가 걷히고
내가 다시 ‘여기’에 있다는 게 느껴졌다.

‘나는 그동안 이 자리에 머물고 있지 않았구나.’
그제야 내가 얼마나 두려웠고,
무서웠고, 슬펐고,
괜찮은 척하느라 지쳐 있었는지
비로소 보였다.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지만,
그 안에서 오히려 고요해졌다.


그 순간, 멈춰있던 시간이
조금씩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나타라자아사나는 가슴과 배를 활짝 여는 자세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까지 그대로 드러나는 느낌이었다.

균형이 흔들리고 자세가 안 잡힐 때,
몸은 말해줬다.
“지금은 그냥 여기 있어도 돼.”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 순간, 나도 조금 괜찮아졌다.

마음도 자세처럼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잠시 흔들린다고 해서
나를 잃는 건 아니라는 걸,
그날 나는 내 몸이 먼저 알려주었다.


지금 여기, 고요, 평안, 명상.

요가에서 아사나(자세)는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큰 요가라는 틀 안에서
아주 작은 한 부분일 뿐이다.

몸을 쓰는 그 순간,

우리는 호흡을 느끼고
지금 이곳에 머무는 연습을 한다.

내가 얼마나 흔들리고 있었는지,
내가 얼마나 멀리 떠나 있었는지,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길이 있다는 걸
요가는 조용히 알려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몸과 마음이 함께 숨 쉬는 이 자리에서
다시 나를 만나는 연습을 한다.


내 몸과 마음은 언제나 흔들리지만,

요가는 흔들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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