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sweet home
무더위가 성큼 다가오니,
문득 휴가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매년 무리를 해서라도 휴가를 다녀오려고 노력한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고 집순이라고만 생각했던 내가,
아이와 함께 새로운 곳을 가고
어릴 적 이후로 해본 적 없는 놀이와 체험을 하면서
어느새 휴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아마 휴가가 즐겁고 기다려지는 이유는
돌아올 집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돌아올 집이 없다면 휴가는 더 이상 휴가가 아닐 것이다.
내 작은 집.
슬프게도 소유주는 내가 아니지만,
떠올리기만 해도 참 많은 위안이 된다.
얼마나 많은 쉼과 휴식을 얻었는지,
상상만 해도 즐거운 곳, 그곳이 바로 내 집이다.
나는 마지막에 사바아사나를 꼭 하는 요가원만 다닌다.
사바아사나로 끝나지 않으면 뭔가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사바아사나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시체 자세'다.
처음 들었을 땐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시체 자세라고? 너무 직설적인데?!"
말 그대로, 요가의 마지막에
바닥에 똑바로 누워 온몸에 힘을 빼고 눈을 감고 깊이 쉬는 자세다.
처음 사바아사나를 했을 땐,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5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머릿속엔 수많은 생각이 떠다녔고,
몸을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올라왔다.
그땐 이렇게 생각했다.
"이걸 왜 하지? 시간 아깝다."
어느 날, '몸은 나의 집이다'라는 명상을 들었다.
그 순간부터, 사바아사나가 어렵지 않아 졌다.
언제든 돌아올 몸이 있다는 것.
아무리 정신이 멀리 떠 있어도, 몸은 늘 그 자리에 있다는 것.
그 사실이 큰 위안이 되었다.
몸이라는 집, 마음의 집, 돌아올 집이 있다는 것.
우리가 어른이 되면,
어릴 때는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을 하나둘 잊어버린다.
숨을 제대로 쉬는 법, 두 발을 땅에 딛고 바르게 서 있는 법,
온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누워있는 법까지.
이 모든 걸, 운동을 시작하면서 다시 배우게 된다.
숨 쉬는 법을 배우고, 쉬는 법을 배우고, 서 있는 법을 다시 배우다니.
조금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론 참 서글프다.
이걸 잊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나날들.
생존하느라, 버티느라, 쉴 틈 없이 바쁘게 달려온 시간들.
그 시간 동안 묵묵히 버텨준 내 몸을 떠올리면 괜히 또 마음이 아련해진다.
"사바아사나는 온몸에 힘을 풀고,
매일 나를 버텨준 고마운 내 몸을
매트 밖에서 살며시 바라보는 시간이야.
정신없이 살아도, 아플 때도, 지칠 때도,
늘 그 자리에 있어준 내 몸이라는 집.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
그게 얼마나 든든하고 멋진 일인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