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굴리듯이.
요즘,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하루는 '고요함'이다.
큰 이슈 없이,
매일 조금 심심한 듯이 흘러가는 삶.
그런 하루를 위해 필요한 게 참 많다는 걸 느낀다.
내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과 평안,
단순히 먹고사는 걸 넘어, 아주 조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
나를 힘들게 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환경,
안정적인 인간관계.
이 모든 게 갖춰졌을 때,
비로소 '고요하고 심심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유튜브에서 조승연의 탐구생활을 즐겨본다.
최근에 본 회차는 '자기 계발'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는 말한다.
한국인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사회가 원하는 자기 계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그 이야기 속에서 인상 깊었던 비유가 있다.
우리는 흔히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산다'라고 말한다.
나 역시 삶이 그런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조승연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다람쥐에 대한 모독이다."
다람쥐가 정말 챗바퀴를 도는 모습을 본 적 있는가?
다람쥐는 굉장히 신나게, 즐겁게 그 바퀴를 굴린다.
우리네 삶을 다람쥐에 비유하기엔,
다람쥐는 오히려 더 많은 의미와 즐거움을 느끼며 반복을 살아낸다.
그보다 우리의 삶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시시포스의 형벌에 가깝다.
영원히 산 위로 돌을 밀어 올리고,
그 돌이 굴러 떨어지면 다시 시작하는 끝없는 반복.
정말 적절한 비유다.
어렸을 때 보았던
심리학 대표 서적 '아직도 가야 할 길'의
첫 문장이 아직도 충격으로 남아있다.
"Life is difficult."
"삶은 고행이다."
살아보니 정말 그렇다.
삶은 고행이고, 의미를 찾으려 할수록 허무해진다.
이런 의미 없는 생존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할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삶이 고행이며 본질적으로 의미 없다는 걸 깨달으니
도리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되었다.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하루가,
이제는 감사의 이유가 된다.
매일 아침 기대했던 일들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이 온다는 사실이 나를 안도하게 한다.
내 삶이 위대하지도 않고,
세상을 바꿀 거대한 사명 같은 건 없어도 괜찮다.
오히려 아주 작은, 소소한 도전들이 어렵지 않고,
즐겁게 느껴질 수 있게 되었다.
평범한 하루, 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나에겐 가장 이상적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삶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삶이 늘 뭔가 분명한 의미를 주는 건 아니지만,
매일매일 놀라운 우연이 겹쳐진 고요한 하루에 감사하며,
즐거운 다람쥐처럼
내 마음 가는 대로, 마음껏 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