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잘 산다는 건

좋은 삶에 대하여

by 기쁨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요즘엔 삶, 건강, 노후 준비에 관심이 많다.
어리다면 어리고, 많다면 많은 나이.
나는 지금 그 어딘가에 걸쳐 있는 것 같다.


요즘 자꾸 '삶'이라는 키워드에 눈길이 간다.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하지만 문제는,

나는 아직도 삶이 뭔지 잘 모른다는 거다.


생각해 본다면 삶이라는 건 결국 하루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몇십 년이 되어 완성되는 게 아닐까?

오늘 지금 여기, 하루가 삶이라고 한다면
그렇다면 나는,

대체로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기준, 하루를 잘 산다는 건 이렇다.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가족들과 웃고 떠들고,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며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나를 만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내가 돌봐야 할 존재들을 단정히 입히고 먹이는 일.
그리고 반나절 이상은 평온하게 살아보려 애쓰는 삶.


이건 어디까지나, 오롯이 나만의 기준이다.


혹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하루를 잘 사는 건, 많은 돈을 벌거나
학력을 높이기 위해 시간을 쏟거나,
사람들에게 인정받거나,
엄청난 걸 만들어내는 거야."


그렇다면, 나는 ‘성공’이랑은 참 거리가 먼 사람이다.


돈이 많지도 않고, 친구도 별로 없고,

날씬하고 멋진 몸을 가진 것도 아니니까

심지어 우리 아이조차 내가 맨날 논다고 생각해서 부러워한다.


어릴 때는 나도 아주 유명해지고 부자가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딱히 방향도 없었는데 그냥 그렇게 믿었다.
꽤 오랫동안 그런 꿈을 품고,
직장생활도 열심히 하고, 자기 계발 책도 열심히 읽었다.
그때는 하루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정말 애썼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성공'의 정의가 내 마음속에서 크게 바뀌었다.


지금도 돈이 많았으면 좋겠고, 인기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면의 고요함, 내가 좋아하는 하루의 만족감이다.


이젠 20대처럼 생각하고 일하라고 하면 도저히 못 할 것 같다.
그땐 그때의 패기와 열정이 있었고,
지금은 ‘내려놓음’을 받아들일 줄 아는 나이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나이 든다는 게 오히려 기대된다.

앞으로의 40대, 50대의 나는 어떤 생각으로 삶을 즐기고 있을까?


세상 기준으로 보면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하루는 치열하다.

매일 가족과 집이 비슷한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몸이 녹슬지 않게 고통스러운 운동을 버텨내고,
릴스와 넷플릭스 같은 유혹들을 뒤로하고
책을 한 줄이라도 읽는 것.

이 모든 게 나의 하루의 치열함이다.


나는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잠들기 전,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해줄 것이다.

“오늘도 잘했어. 정말 훌륭했어.”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오늘을 무사히 살아낸 나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잠들 것이다.


하루가 삶이라면,

나의 삶은 꽤 괜찮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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