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이름을 갖기 직전

<은유의 잔향> Episode 1

by 은유의 잔향

부제: 폭발 전의 맥박


아직 남아 있는

딱지가 눈에 보일 정도로
상처는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은 마음은
벌써

어딘갈 향하고 있었다.

불안과 설렘이

겹쳐진 공간 속에서

방향을 잃은 듯 흔들렸지만


그렇게,
계절은 다시 살아 숨 쉬려
벌써

봄 앓이를 하고 있었다.

세상이 잠시 멈췄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눈빛이 닿았고,

침묵이 길어졌다.


피하지 않았다.


그건 우연이 아니었다.


느리게,

그러나 돌이킬 수 없이,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었다.


나도, 그도,

이미 빠져 있었다.


종소리처럼,

사랑이 제 이름을 불렀다.

말보다 앞서 온 감정.
이유 없이 떨리던 손끝.


때때로, 아니,

거의 매 순간

나는 이유 없이 그 시간 위를 걷는다.


아무 일도 없었던 날이

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멈춰 있던 마음이 재생되고

움직인 감정은 나를 흐르게 했다.


꽤 오랜만에,

나는 다시 초대 받은 것이었다.


오늘의 잔향 —

Rhye – Open


(이 글을 쓸 때 흐르던 음악.

말보다 먼저,

심장이 대답하던 순간.)


※ 이 글에 언급된 음악의 모든 권리는 해당 아티스트에게 있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 이혜미, 『은유의 잔향』 중에서. 인용 시 출처 표기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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