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라들이 몰랐던 것들 - 필자의 고백12

by 정 영 일

[그 시절 우리들이 몰랐던 것들 - 필자의 고백 12 ]

40대 시절,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자주 탔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바람을 가르며 달렸고, 그 속에서 나름의 평온을 찾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천 경인항 도로를 질주하던 중, 우연히 한 자전거 대여점 사장님과 마주쳤다.


서로 자전거 이야기로 말문을 트던 중, 그분이 조용히 내게 말했다.


> “만 50이 되면 모든 부채를 제외하고 남아 있는 돈이 죽을 때까지 이어집니다. 육신도 점점 힘들어지니, 그 이후에는 아둥바둥하지 마시고, 그 전까지 열심히 돈을 버시고 지키세요.”...


그 당시엔 그 말이 그다지 가슴 깊이 와 닿지 않았다. 아직 몸도 마음도 여유가 있었고, "내가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어?" 하는 생각이 앞섰던 것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이제 이순을 맞이하기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은 지금. 새벽녘 혼자 앉아 있노라면, 문득 그분의 말씀이 생각나곤 한다.


예전엔 골프도 치고, 유흥도 즐기며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 만났던 군대 동기들의 소식도 가끔 접한다.

그들 중 몇 명은 사업이 잘 풀려 번창했지만, 대부분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무겁다.


어떤 동기는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아 “죽지 못해 산다”는 말까지 하더라.

사람의 운이란 게 나이에 상관없이 올 수 있다고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말하길 50세를 넘어서면 그 운도 서서히 사라진다고 한다.

지킨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 말이 점점 실감 난다.


나 역시 32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 후 본업 외에 생계를 위해 보험업에 뛰어들었다.

물론 라이센스 합격을 위해 분주히 노력 중이다.

아마 64세가 되어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는,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것은 아마도 나뿐만이 아닌, 수많은 50대 이들의 현실일 것이다.


최근에는 모 대기업에서 50세 명예퇴직을 실시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 소식을 들으면서, 예전에 퇴직하며 겪었던 수많은 감정들이 다시금 떠올랐다.


얼마 전, 사랑하는 두 벗과 함께한 자리에서 한 친구가 말했다.


> “약간의 여유와 건강, 함께할 수 있는 벗, 그리고 가끔 탁주 한 사발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 그게 바로 행복이야.”


‘약간의 여유’란 것이 정확히 어느 정도를 말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소박한 충만함이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기도 하다.


두 벗의 조언처럼, 나는 여전히 "쓰는 사람이 아닌, 쓰게 된 사람"으로서 글을 쓰고 있다.

특별히 잘 써서 남기려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 시간 속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남기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152편의 글을 올리며 스스로에게 말한다.


> “그래, 비록 내가 가진 게 없어도 곁에 두고 싶은 사랑하는 세 벗과 아내, 그리고 새로운 도전과 함께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나는 분명 행복하구나.” 힘겨워도 난 지금이 좋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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