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앞에서

by 정 영 일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앞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것은 슬픔도, 기쁨도 아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곳에서 천천히 떠오른 감정이었다.


처음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이것은 단순한 세월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무게가 차곡차곡 쌓이고,

그 무게가 어느 순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할 때 흘러나오는 성찰의 눈물이라는 것을..


나는 한때,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다.

빠져나갈 곳이 보이지 않던 깊은 수렁에서

숨조차 쉬기 버겁던 날들.

죽음의 언저리에서

“정신과 육신을 내려놓아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 위험한 생각을 되뇌이던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 극한의 무너짐 속에서

희미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올랐다.

손으로 잡으면 금세 사라질 것 같은 작은 불씨였지만,

그 마음 하나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때부터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음악을 들었고,

조심스럽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비로소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나 자신’과 다시 마주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고통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 고통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달라졌다.


예전엔 그 무게가 나를 삼킬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 시간이었다는 걸 안다.


진짜 고통은 꿈에서

깨어나는 것조차 두려울 만큼 무력했던 순간들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과한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


지금은 평온하다.

고요하다.

그리고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이제는

육신만큼이나 소중한 ‘정신’을 내가 스스로 지켜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눈물이 흐른다.

하지만 이번 눈물은

“이제 정말 괜찮다”는 마음에서 흐르는 눈물이다.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었고,

그 길 위에서 나는 지금도 묵묵히 걷고 있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카를 야스퍼스가 말했듯,

우리는 모두 가능성과 초월을 향해 걸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삶이란

끝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며

조금씩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를 다시 만나고,

누군가의 마음과 조용히 마주 앉는 일이다.


오늘 이 글도

삶의 고비를 지나며 얻은 작은 깨달음 하나를

당신께 조심스레 건네는 마음으로 썼다.


고통은 지나갔고,

평온이 찾아왔다.


그러니 이제는,

그 시간을 기억하며

누군가의 ‘지금’을 다독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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