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과 새벽의 명상]
아무도 깨어 있지 않은 이른 새벽,
나는 아파트 벤치에 홀로 앉아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첫눈을 바라보며, 오늘도 천천히 글을 써 내려갑니다.
하루는 새벽,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뉘지만
그중에서도 새벽은 유독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게 합니다.
오늘은 ‘상실감’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봅니다.
상실이란 소중한 존재, 능력, 관계를 잃었을 때 찾아오는 감정이지요.
대개 부정적으로만 여겨지지만,
나는 그 상실감을 마주하고 이겨내기 위해 글을 쓰고, 지우고, 다시 씁니다.
어쩌면 글은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아픔을 밖으로 꺼내는 작업,
스스로에게 건네는 조용한 치료인지도 모릅니다.
새벽의 공기는 다른 시간과 다릅니다.
마치 무언가가 속삭이듯, 내 안을 천천히 일깨웁니다.
습관처럼 새벽녘에 일어나 차가운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고,
하얀 눈으로 덮인 아파트 공원을 홀로 걸으며
뽀드득거리는 소리에 맞춰 생각을 정리하곤 합니다.
그 시간엔 유난히 ‘상실’이라는 말이 가슴에 닿습니다.
하지만 참 이상합니다.
상실감 속에서도 생각은 계속해서 새로운 생각을 낳습니다.
마치 상처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꽃처럼요.
가끔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연기가 새벽 공기와 겹쳐 흩어질 때,
그 순간이 글과 묘하게 어울린다고 느낍니다.
연기 속에 스쳐 지나가는 감정의 잔상들이
내 문장 속으로 천천히 스며듭니다.
문득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글을 쓰고 싶은 걸까?”
명확한 답은 없지만,
책 속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건 분명합니다.
내 안의 아픔이 조금씩 희석되어 가는 그 과정을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삶에 의욕을 갖기 위한 철저한 내면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그건 대가나 보상이 필요 없는,
가장 본능적이고 순수한 욕구입니다.
글은 언제나 내게
‘상처를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내게 조용한 명상입니다.
“사람은 태어나 이름을 남기고, 말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이런 격언이 있지만,
나는 이름보다는 ‘진심’을 남기고 싶습니다.
그 진심은, 상실을 견디며 새벽에 적어 내려간 고요한 문장들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오늘도 새벽녘, 나는 다시 글을 씁니다.
무엇이 나를 평온하게 했는지, 무엇이 기쁘게 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아프게 했는지를 하나씩 꺼내며.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도 잔잔한 명상이 되어 닿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잃어버린 것들로 인해 마음속에 빈틈을 안고 살아갑니다.
저 역시 그 빈틈을 마주하며 글을 써내려왔습니다.
글은 때로 명상이 됩니다.
생각을 비우고, 다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가장 조용한 도구이지요.
이 글이 새벽의 고요함처럼 부드럽게 마음속으로 스며들길 소망합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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